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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G 책임투자 100조 달러 시장…15년 만에 ‘16배 성장’
글로벌시장 ‘투자 뉴노멀’로 주목
바이든 친환경 정책 공약도 촉매
민간도 투자지표로 적극 활용
국민연금 “ESG자산 50%로 확대”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가 공약으로 제시한 친환경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환경(Environment)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책임(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로 분류되는 책임투자에 대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정책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중심으로 ESG 분야에 대한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바이든 당선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은 이미 진행형=11일 유엔 책임투자원칙기구(PRI)의 최신 통계를 보면,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 자산 규모는 PRI 제정 첫해인 2006년 6조5000억달러에서 올해 현재 103조4000억달러로 15년 만에 16배 성장했다.

김수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UN PRI 가입 기관수의 증가는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공적기관이 주체가 됐던 책임투자가 자산운용사, 서비스사 등 민간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은 특히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ESG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당선자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의사를 밝히며 친환경 기치를 높이 들었다. 탄소중립 목표 기한을 2050년에서 2035년으로 당기고, 4년간 2조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중국도 2030년에 탄소 배출량 정점을 기록한 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수소차 보급 장려책을 대폭 강화하고, 2035년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는 ‘에너지 절약/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환경 이슈를 주도해 온 EU는 2030년까지 최소 1조유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순 탄소배출 ‘0’를 만드는 ‘유럽 그린딜’을 발표했다.

▶각국 투자기관의 ESG 투자는 대세=기관투자자들도 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그린본드에 대한 투자 금액을 늘리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는 1987년부터 ‘포커스 리스트(Focus List)’를 발표하고 있다. 집중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는 기업 리스트로, 일종의 ‘블랙 리스트’다.

네덜란드 공적연기금 ‘ABP’는 채권자산에서 그린본드에 적극 투자하고, 주식 자산과 회사채와 관계된 기업의 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투자 부동산 중에서 대형 상업시설과 소매 시설이 그린빌딩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2019년에는 대상 자산의 80%가 그린빌딩 인증을 받았다.

▶ ‘그린뉴딜’로 이제 걸음마 떼는 국내 ESG=국내에서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중심의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올해말 유엔에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는 친환경 수소경제 강화를 위해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도 시행된다.

국내 정책 방향과 시장의 투자전략에도 ESG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탄소 유발 에너지원 규제 등 환경 보호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풍력, 태양광, 수소 등 클린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회책임펀드는 클린에너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의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향후에도 이같은 투자전략이 이어질 것이며, 투자자들의 참여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도 최근 ESG 투자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2021년부터 ESG 통합전략을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 자산에도 적용해 2022년까지 책임투자 적용 자산군 규모를 기금 전체 자산에서 약 50%로 확대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국민연금의 ESG 관련 투자는 2024년에는 5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ESG 투자는 주요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국내 ESG 펀드의 현황 및 특징 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내 ESG 펀드는 펀드 총자산의 50% 이상이 대형 혼합·가치주에 집중돼 있어 일반 펀드와 거의 유사한 구성 형태를 보이고 있다.

ESG 등급 중상위권 종목의 편입 비중은 높지만 중위권이나 최상위권 종목은 오히려 일반 펀드보다 낮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ESG 액티브펀드들의 투자설명서에는 ESG 요인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ESG 투자원칙에 따라 종목을 선별하는지,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ESG 준수 현황은 어떠한지, 투자대상의 ESG 수준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 방법론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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