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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원화가치…바이든發 강세 행진에 백신 돌발변수로
美대규모 경기부양시
달러약세로 원화강세
백신 부양규모 줄이면
달러가치 방향 바꿀수
123RF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과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강세 흐름을 이어가던 원화가 새로운 돌발 변수를 맞이했다. 코로나19 백신이다. 백신 개발로 미국의 경기부양책 강도가 만에 하나 약화된다면 달러 약세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생산과 보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미국의 경기부양책은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아직은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원 내린 1113.9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1월 31일(1112.7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진 10일에는 1117원 수준까지 반등했다.

▶바이든 부양책 역대 최대될듯=원화가치 상승의 핵심동력은 미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이 경기 부양책 규모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미 정부는 앞선 부양책 규모를 뛰어넘는 재정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시장이 이에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등이 동절기 들어 코로나19가 빠른 재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방역이 통제 가능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고, 경기 회복세도 비교적 호조를 보이는 점이 반영, 글로벌 자금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공개된 미 재무부의 자금조달 계획을 보면 4분기 중 9820억달러의 현금 지출 계획을 발표했고 내년 1분기엔 1조1300억달러의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며 “재무부의 현금 잔고(8000억달러)를 감안하면 내년 1분기까지 미 정부는 총 2조5400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국의 1차 부양책(Cares Act·1차 부양책) 규모 2조1400억달러를 뛰어넘는 셈이다.

▶백신, 새 변수로…방향성 흔들리나=문제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높은 효과를 보인 점이다. 현재의 달러약세가 코로나19의 산물이란 점을 감안하면, 백신은 이론적으로 달러약세까지 집어 삼킬 수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백신의 빠른 보급은 코로나19에 따른 미국 경기 훼손을 제한하고 필요한 경기 부양의 규모를 축소하며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의 통화완화 강도를 낮출 수 있단 점에서 약달러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특히 백신의 보급은 선진국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코로나19가 만든 중국의 예외주의를 희석시켜 위안화를 비롯한 방역에 성공한 중화권 통화들의 강점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당선으로 인한 미국 재정부채 확대 가능성, 백신으로 인한 코로나19 불확실성 완화 등은 달러 약세와 수출국 통화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원은 기술적 지지선이기도 한 2018년 연초 106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너무 빠른 절상은 수출에 독(毒)=과도하게 가파른 원화 절상은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동일 물량의 수출을 통해 돈을 벌더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실제로 받는 대금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시 수출은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일 현재 작년말 대비 환율이 3.7% 하락했기 때문에 이 계산에 따르면 환율만으로 수출 실적이 1.9% 떨어지게 된 셈이다. 통상 수출 기업의 환율 마지노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각 1000원, 1100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다르면 9월 현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05.99로 아직 지난 1월보단 낮지만 최근 두달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 통화에 견준 원화의 가치를 교역량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구한 환율지수다. 여기에 물가상승 효과를 차감해 외국상품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따지는데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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