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들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마지막 방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지속적인 발전으로 말미암아 정확도와 성공률이 대폭 향상된 수술 중 하나다. 그러나 마모된 연골을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지닌 환자가 적지 않다. 이에 무릎 관절 전체를 바꾸는 인공관절 전치환술 보다 일부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부분치환술’을 고려하게 된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말 그대로 문제가 생긴 부위의 관절만 인공적으로 치료해 나머지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법이다. 건강한 관절까지 제거해야 하는 전치환술을 보완한 것이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의 장점은 건강한 관절을 최대한 남겨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상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관절 운동의 각도가 좋다. 무릎을 구부리기 쉬울 뿐 아니라 방바닥에 앉을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전치환술에 비해 절개가 짧고 출혈이 적어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입원과 재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기존에는 인공관절 수명이 짧고, 수술 반대편 무릎에 하중이 실리면서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돼 재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부분치환술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맞춤형 부분치환술’이 등장해 부분치환술을 고려하던 환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에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의료기술을 개발한 것. 연세사랑병원의 인공관절 연구팀은 거듭된 연구는 물론 공학 엔지니어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부분치환술의 재수술 위험성을 낮추려 노력했다. 반대편 무릎에 가는 하중을 감소시켜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킨 ‘맞춤형 부분치환술’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고관절부터 발목까지의 하지정렬 최적각도를 계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데이터를3D 프린터로 전송해 환자 각 개인에 맞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인공관절을 정확히 이식하게 된다. 기존 수술보다 단축된 시간 내에 수술이 가능하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연구팀의 ‘맞춤형 부분 치환술’은 저명한 학술지인 ‘Bone & Joint Research’ 를 통해 지난 2018년 발표됐으며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기존 부분치환술의 인공관절보다 환자 맞춤형 부분 인공관절을 사용했을 때 수술 후 반대편 하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을 수치해석적으로 증명해낸 것. 그 결과 지난해 해당 저널의 표지모델 장식하기도 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본원의 수술법이 세계적으로 안정성과 효과적인 면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 감회가 남다르다”며 “부분치환술은 좋은 수술이지만 수술 과정이 어렵고 많은 경험이 요구된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맞춤형 부분치환술은 모든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받을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 운동범위가 심하게 줄어든 환자, 무릎관절의 변형 정도가 심한 환자,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염증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 무릎 관절 변형 정도가 심한 환자, 무릎 인대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 등은 부분치환술을 시행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전문의의 진료와 정밀검사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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