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안철수 ‘신당창당론’에 정치권 ‘싸늘’…“헤게모니 다툼일 뿐”
안철수發 신당창당론…국민의힘 “예의가 아니다”
정치정문가들도 부정적…“사귀기도 전에 애부터”
신당 창당, 성공사례 손꼽아…“정치적 이합집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이원율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신당창당론을 꺼내들었지만 정치권 반응은 싸늘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즉각 “관심없다”고 일축한데 이어 국민의힘 안에서는 “국민의힘 해체를 말하는 것이라면 제1야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란 말이 나온다.

정치전문가들도 “뜬금없다”, “혼잣말”, “사귀기도 전부터 애부터 낳자고 하는 격” 등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신당창당론’ 자체가 선거철만 다가오면 흘러나오는 고질적인 야합에 불과한데다, 야권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안 대표의 전략일 뿐이라는 비판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9일 헤럴드경제에 신당창당론에 대해 “범야권이 힘을 하나로 모아도 힘들 판에 헤게모니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통 야권재편은 3단계로, 정책공조 후 후보 단일화, 합당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안 대표는 앞부분을 모조리 건너뛰고 바로 신당창당을 꺼내드니 다들 기절초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일이 잘 안 풀리니까 꺼내든 얘기로,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 역시 “본인이 불안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야권재편 밖에 없고, 다당제를 주장했던 초심을 잃고 ‘정치속물화’ 돼버린 것”이라며 “결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나와서 외치는 ‘재편’, ‘빅텐트’와 똑같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그동안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신당 창당이 꾸준히 시도됐으나 성공 사례는 손에 꼽는다. 그나마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1985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도해 창당한 신한민주당(신민당)이 창당 20여일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67석을 확보, 제1야당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후 1995년 김종필 전 총리가 새로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15대 총선에서 50석을 얻는가 하면, 2016년 창당한 국민의당이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을 확보한 것 정도다.

대부분의 신당 창당이 단순한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에 그치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지난 4.15 총선 당시에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미래통합당을 탄생시켰지만, 결국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고 말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인사들도 ‘신당 창당론’에 시큰둥한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근 5개월 남긴 시점에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범야권을 대표하는 제1야당”이라며 “안 대표도 야권 단일화의 뜻이 있다면 이 안에서 혁신 경쟁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말한)혁신·개혁연대, 야권혁신 플랫폼 등 단어와 의미는 좋았다”며 “하지만 지금 신당을 창당할 때는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엉뚱한 이야기”라며 “1년짜리 보궐 선거에 당을 해체하고 다시 하자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당 일각에선 안 대표의 구상에 대해 고민할 지점은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현 상태로는 내년 보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의 대선후보 선두 그룹이 모두 당 밖에 있다”며 “야권 재편의 당위성을 웅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yuni@·yul@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