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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악의 반면교사 美 대선, 불확실성 대비 철저해야

바이든의 승세로 치열했던 미 대선의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개표 중단 소송, 재검표 요구 등 불복의 빌미를 찾아 결과를 뒤엎으려는 트럼프의 안간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미국은 아예 공석이거나 실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2명의 대통령이 존재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통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선거전과는 또 다른 불확실성의 출현이다.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미국의 대통령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안보외교, 대북, 통상 정책에 이르기까지 한·미 관계에 영향을 받는 우리는 더하다. 바이든이냐 트럼프냐의 변수에 혼란의 장기화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뿐이다. 따지고 보면 그건 언제나 하는 일이다. 단 하루도 바람 잘날 없는 게 한국 경제 아닌가. 대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비핵화는 기대난망이다. 온도차만 있을 뿐이다. 끊임없는 분석과 준비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무역 대외의존도 높은 한국경제의 숙명이다.

숙제만 실컷 늘리는 미 대선이지만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보다 좋은 반면교사도 없다.

이번 미 대선은 역대 최고로 치열했지만 역대 최악의 오명을 남겼다. 양측의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격렬히 대립하고 폭력사태를 일으켰다. 갈등과 분열은 미국 사회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냈다. 두 대통령 후보는 룰을 밥 먹듯 어겼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서로 승리를 선언했다. 지도자로서의 성숙함과 품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 불신은 극에 달했다. 대선 승복의 전통도 깨졌다. 민주주의 선진국의 자존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리 봐도 미국의 장래는 밝기보다는 어두운 쪽이다.

문제는 그게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시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의 진영 간 분열은 미국 이상이다. 아전인수식 행태도 그렇다. 오히려 미국보다 더한 것도 많다. 분열과 갈등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정치인이 수도 없다. 부패한 내부자를 감싸다 보니 보복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한다. 정권 연장만이 유일한 보호장치다. 그러니 포퓰리즘에만 집착한다. 여야 가릴 것 없다.

배울 점도 있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게 선거인단이라는 미국 대선제도다. 심지어 200년 전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불합리도 있다. 하지만 건국 당시의 이념을 반영한 제도이기에 누구도 수정을 요구하거나 개선하자고 나서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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