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물의 거친 식감속에 숨겨진 영양학적 가치는 매우 높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요해진 ‘면역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재료이다.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물질을 통해 면역력 향상을 돕는다. 게다가 포만감까지 오래 유지시켜 다이어트에도 좋은 곡물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농촌진흥청은 “면역력과 신체 활력을 높이는 ‘파워푸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곡물이 가진 특별한 가치는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암과의 전쟁에서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통곡물이 소화기 계통의 암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영양’(BMC Nutrition, 2020)에 실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북미와 남미,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260만 명을 대상으로 27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곡물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이들은 가장 적게 먹는 이들에 비해 소화기 계통의 암 발생률이 22%까지 현저히 낮았다. 대장암의 위험은 11%, 위암은 36%, 식도암은 4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통곡물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암 예방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통곡물을 먹은 우리 몸에서는 장내 세균이 통곡물 속 식이섬유를 단쇄지방산(장내 세균이 식이섬유를 먹어치우면서 만들어내는 물질)으로 발효시킨후 흡수한다.

이렇게 생성된 부틸레이트(Butyrate)와 같은 단쇄지방산은 종양 성장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장 운동성을 높이고, 장의 산도(PH)를 떨어뜨려 병원균의 정착을 방해하는 등 장 내 미생물 환경도 건강하게 만든다.

식이섬유는 위암을 높이는 아질산염 제거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통곡물이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건강식 식이지침을 뒷받침한다고 결론내렸다.

소화기 계통의 암은 국내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으로, 그 해 신규 암 환자중 12.8%를 차지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