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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만두·치킨 즐기는 뉴요커…이런 모습이 흔해졌다
외국인들 ‘K-푸드 먹방’ 스스로 홍보
코로나 시국에도 식품 수출 최고 실적

‘김치 면역유지 돕는다’ 건강식품 인식
40여개국 수출 전년동기비 35% 증가

인도네시아 떡볶이·태국 순두부찌개
독일선 라면·미국선 치킨 인기몰이

현지업체, 저렴한 가격·맛 새롭게 카피
정체불명 한국음식 만들어 낼 우려

‘뉴욕타임즈가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한 신라면블랙을 끓이고, 코스트코에서 샀던 꼬북칩도 꺼낸다. 주말엔 페리카나치킨을 배달시키거나 비비고만두를 데워먹는다’ 이 모든 장면이 서울이 아닌 뉴요커(New Yorker)의 모습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놀랍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심각한 위기에서도 K-푸드는 이러한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내며 선방하는 중이다. 이제 K-푸드는 마늘 냄새와 매운 맛 때문에 예의상 ‘한 입 먹기’에 그쳤던 음식이 아니다. 종류도 김치나 불고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외국인들은 마치 트렌드를 말하듯 K-푸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새로운 치킨 브랜드, 매운 라면에 도전한 ‘코리안 스파이스 누들 챌린지’ , 중국 ‘덤플링’과 다른 한국 ‘만두’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K-푸드 언급은 SNS에도 핫한 검색어가 됐다.

▶트렌드에 힘입은 K-푸드=사실 K-푸드의 인기는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식품 트렌드가 K-푸드의 특징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매운 맛과 이국 음식의 열풍, 주류가 된 식물성 식품, 게다가 급부상한 발효음식까지…K-푸드는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전염병 대유행속에서도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이 만든 ‘먹방’(먹는 방송)으로 K-푸드를 스스로 홍보해주는 외국인들 덕분에 온라인상의 노출도 많아졌다.

실제 수출액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누계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55억1900만 달러(한화 약 6조 2541억 원)을 달성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수출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이 처음으로 41.2%를 기록했으며, 상대적으로 수출이 저조했던 동남아 국가에서도 수출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가공식품은 면류(전년동기 대비 35.4%↑), 소스류(24.2%↑) 등의 지속성장에 힘입어 연중 최고 증가율(8%)을 기록했다. 특히 김치(38.5%↑)는 3분기만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 ‘나라마다 다르다’ 국가별 인기 품목들=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일상이 되버리면 그 특징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김치가 그렇다. 우리에겐 수저처럼 밥상에 늘 올려놓는 반찬이지만,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역력 유지를 돕는 ‘스페셜’ 음식이 됐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김치 특유의 냄새를 신경쓰지 않게 된 상황도 매출 상승의 원인중 하나다. 현재 40여 개국에 김치를 수출중인 대상 ‘종가집’의 경우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했다. 대상 관계자는 “김치는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후에는 포장김치의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고 했다.

이번 수출통계에서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던 일본에서도 김치만은 예외다. 일본 닛케이POS( 전국 식품슈퍼 판매)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절임식품 카테고리에서 매출액 상위 20개 품목 중 16개를 김치가 차지했으며, 코로나 확산후에는 특히 한국산 김치의 판매 증가율이 높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쿄지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한국산 숙성 김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산 김치 수입업체들은 ‘김치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는 한국산 ‘프라잉 스낵’(Frying snack, 냉동스낵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홍콩 슈퍼마켓 체인 ‘테이스트’(Taste)는 한국산 프라잉스낵만을 따로 모아 독립 판매대를 구성했다. 맛과 품질을 갖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제품 리뷰 동영상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떡볶이가 인기몰이중이다. aT 자카르타 지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올해 인도네시아 떡볶이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60% 폭증했다. 현지 매체는 식품 온라인몰 ‘토코피디아냠’(Tokopedia Nyam)에 입점된 한국식품 중 떡볶이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한국 식품관’으로 꾸며진 홈페이지 메인도 소개했다. 한국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의 경우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현지인들을 긴 대기줄에 세워놓고 있다.

태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이태원클라스’의 인기로 순두부찌개나 홍합탕 등이 젊은층의 SNS를 장식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특히 순두부찌개는 태국의 유명 유튜버들이 요리 주제로 활용하면서 한식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독일에서는 한국의 매운 라면 시장이 확대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독일 라면 시장에서 기존 브랜드 강자들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반면 한국의 농심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은 이미 다양한 국가에서 활약하는 K-푸드 대표 분야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이후 붉은고기 대신 닭고기 구매가 높아지고, 배달음식 이용이 늘어나면서 한국 치킨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치킨의 본고장에서 역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새콤한 사각 무절임과 한국식 양념의 거부할 수 없는 맛”이라는 호평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 ‘본촌치킨’을 소개한 문구다. ‘페리카나치킨’ 역시 “코로나19로 맨해튼 식당들이 도산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체인점 문의가 늘고 있다”며 코트라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 ‘정체성 없는 K-푸드?’현지 기업이 만드는 한식=K-푸드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이를 노리는 현지 업체의 대응도 빨라진다. 가장 잘 아는 현지 입맛에 맞춰 직접 개발한 맛과 가격 등이 경쟁력이다. 때로는 영국 식품기업 ‘아이슬란드’(Iceland)의 ‘한국식 우육면’처럼 도무지 한식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식품이 ‘한국 스타일’로 표시된 채 판매되기도 한다. ‘K-푸드’ 이지만 K-푸드가 아닌 음식으로 외국인이 처음 한식을 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럽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한식 간편식들은 현지 업체들이 토마토 소스나 커리 등을 넣고 재해석한 제품들이다. 독일의 ‘이지쿡아시아’(Easycookasia)는 김밥 등의 한식을 밀키트로 배달하고, 스타트업들은 김치, 비빔밥 등을 다른 아시아 음식과 결합한 퓨전 메뉴로 내놓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유명 토종 기업들이 한식당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한식 프랜차이즈를 자체 설립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King BBQ’ 나 ‘서울가든’ 등이 대표적이다. aT 파리지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후 K-푸드 인식이 상승한 지금은 한국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한식을 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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