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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하게 경쟁하되 경청하라’…이재용 리더십에 배어든 이건희의 철학
부단한 경쟁의식 강조…이재용 부회장 경영철학에 흡수
타인의 말에 공감하고 인재를 중시할 것 중시…경청과 삼고초려 전수
고(故) 이건희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부단한 경쟁 의식을 강조하면서, 경청과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전수했다. 2011년 7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함께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끊임 없는 경쟁과 긴장, 그리고 인재 중시’

위기 관리와 인재 관리에 능통했던 고(故) 이건희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후계자로 점찍으며 경쟁의식과 인재 등용의 철학을 부단히 강조했다.

이 회장은 끝까지 공식적으로 후계자를 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3남매 간의 건강한 긴장과 경쟁 구도를 유지했다. 오히려 이부진, 이서현 사장의 손을 잡고 다니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외부에 노출하기도 했다. 이는 역으로 이 부회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 회장은 이 부회장과의 상하 관계를 분명히 하며 엄격하게 경영 수업을 진행해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선대 회장인 이병철 회장과 함께 나란히 찍은 사진이 전해지지만, 이 부회장은 부친 이 회장과 나란히 찍힌 사진이 없다. 이 부회장은 항상 이 회장의 뒤편에서 이 회장을 경청하는 모습으로 담겨 있다.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2012’의 출장길에서도 이 회장은 서현·부진·재용 3남매를 대동하며 3남매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당시 서현·부진·재용 3남매 3남매는 각각 호텔신라 사장과, 제일모직 부사장, 삼성전자 사장의 자리를 맡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자녀들의 역할을 언제 늘릴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하는 것 보고 해야죠. 더 열심히 공부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의 총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이 회장은 끝내 즉답을 피했다.

‘1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로 인재경영을 중시했던 이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인재’의 중요성이 담긴 문구를 건넸다. 이 회장은 ‘경청과 목계’라는 아버지 이병철 선대회장의 가르침에 ‘삼고초려’를 더해 아들인 이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싸움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하고, 인재를 구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는 가르침을 전한 것이다.

부단히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경영 수업을 받았던 아들 이 부회장의 흔적은 부친의 와병 속에 현장을 누비벼 활발히 경영 활동을 이어가는 이 부회장의 어록에서 고스란히 엿보인다.

지난 6월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했다.

2010년 3월 24일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자리에서 이 회장이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한 어록과 오버랩된다.

삼성의 3세 경영을 공식화한 이 부회장의 근간을 이루는 경영 철학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의 발언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 부회장은 아직 아버지 만큼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래 비전과 도전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이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이 적지 않고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됐다. 우리 사회가 더 윤택해지게 하고 싶고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누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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