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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별세]전두환 정권에서 그룹 승계…YS·MB에 ‘사면’, 노무현과 ‘각별’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2011년 7월 7일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확정 후 이건희 IOC 위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수장이었던 만큼 역대 정부 및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보여왔다.

▶전두환 정권에서 치밀하게 승계작업 이뤄져=형제 중 3남이었던 고인이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후계자로 선택을 받아 그룹 승계 작업이 이뤄졌던 것은 전두환 정권 때였다. 책 ‘재벌가맥’의 저자 홍성추씨는 지난 2014년 ‘주간조선’에 기고한 글에서 “1980년대 초 이병철 회장이 위암 수술을 받고 나서 후계자 수업이 빨라진다. 이병철 회장 타계 12일 만인 1987년 12월 1일 전격적으로 이건희 회장을 삼성 2대 회장에 임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전 정지작업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고인의 삼성그룹 승계 작업이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에 의해 노태우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80년대 내내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얘기다.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연루…YS·MB에게 ‘사면’=고인은 지난 1996년 8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었다. 재판에서 고인은 노 전 대통령에게 직무와 관련해 4회에 걸쳐 100억원을 전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이 개천절을 맞아 이 회장 등 경제인 23명을 특별 사면·복권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어록을 남긴 것도 문민정부였던 김영삼 대통령 때였다. 이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 터지기에 앞서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은 얘기를 전해 화제가 됐다.

고인은 이명박 정부 때에도 특별 사면을 받았다. 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등을 위해 단독 특별사면·복권된 바 있다. 2008년 고인이 삼성 비자금 특검에 의해 피의자로 지목돼 이듬해 탈세와 배임 등 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2009년 고인을 특별 사면했다.

▶노무현 ‘오른쪽’ 옆자리에서 ‘삼계탕 회동’=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고인과 여러 차례 만났다. 재계 총수들과 여럿이도 만나고, 단독으로도 회동했다. 두 사람의 생전 만남의 대표적인 장면이 노 전 대통령의 취임 초기인 2003년의 6월의 일이다. 당시 청와대 인근 삼계탕집에서 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점심 회동을 했다. 노 대통령의 오른쪽엔 고인이 앉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점심 회동 이전인 2003년 4월 취임 2개월 만에 고인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났다. 이건희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회동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평창 동계 올림픽 지원을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한달 후인 5월엔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고인과 방미길을 동행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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