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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별세] ‘新경영’ 통해 삼성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 1993년부터 주도…‘브랜드 가치 세계 8위 기업’으로
1995년 학력ㆍ성별 불문 ‘열린채용’ 도입…‘젊은이들 일하고 싶은 직장’ 중 하나로
기술 중시 경영철학…‘디지털 혁신’ 일으켜 아날로그 기업을 ‘스마트폰 세계 1위’로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트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25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한 이건희 고(故) 삼성전자 회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리더십을 발휘해 탁월한 경영 성과를 이룩하고 첨단기술의 발전과 기업 경영의 선진화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재계 안팎에서 받았다.

선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금까지 ‘신(新)경영’을 통한 경영 혁신을 통해 삼성의 변화을 주도했다. 그 결과 ‘세계의 변방’ 한국의 작은 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은 비금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1993년부터 ‘新경영’ 주도…삼성,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시켜=1993년 6월 7일. 삼성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꼽히는 바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있던 날이다.

당시 그룹 주요 임원과 해외 주재원 등 200여 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은 이 회장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냈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 내가 회장 자리에 앉아 보자는 생각을 가져보자”라는 바로 ‘신경영’ 선언이었다.

이후 이 회장은 회장은 삼성의 경영 전 부문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면서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또 ‘질(質) 위주의 경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진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신경영’을 통해 삼성은 1997년 초유의 외환위기 속에서도 줄기차게 성장하며 현재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1995년 ‘열린채용’ 도입…‘일하고 싶은 직장’ 된 삼성=이 회장의 ‘인간 중시’ 경영철학을 내걸었다. 이는 삼성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회장은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하고 삼성의 임직원이 세계 각국의 문화, 비즈니스 환경을 직접 배울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 등을 도입했다.

특히 1995년 삼성에 ‘열린채용’을 국내 최초로 도입시켰다. 이 제도는 학력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도로 꼽히고 있다. 그 결과 삼성은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꼽히고 있다.

▶기술 중시 경영철학…‘세계 스마트폰 1위’ 밑거름=이 회장은 “무엇보다도 남보다 앞선 기술력이 경쟁력의 핵심이자 부가가치를 만드는 원천”이라며 “누구보다 먼저 경영자가 기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공계 출신 중역들을 요직에 대거 발탁하는 한편 인문계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기술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인문·자연 통섭형 인재를 길러내는데도 노력했다.

또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삼성의 핵심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5~10년 뒤 미래 성장 잠재력을 육성하고자 했다. 그 결과 새로운 제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것이 ‘갤럭시’ 시리즈로 상징되는 스마트폰.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나가자”는 화두를 던지며 2010년 3월 삼성전자 회장으로 23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복귀 1년여 만인 2011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아날로그 시대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발빠르게 선진 기업을 추격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 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철학이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평가다.

▶상생 강조…경제적 가치 배분에 215조 투자=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상생을 강조해 왔고 이러한 경영철학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졌다. 협력사 경쟁력을 키우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삼성과 협력사 모두 기술과 생산성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이 회장의 ‘상생 행보’는 그룹 회장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시작됐다. 당시 삼성은 중소기업과 공존공생을 선언하고, 자체 생산하던 제품·부품 중 생산 이전이 가능한 품목 352개를 선정, 단계적으로 중소기업으로 넘겨주기로 결정해 재계에서 화제가 됐다.

또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1994년 삼성의료원을 세우고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병원 문화를 국내에 확산시켰다. 같은 해 재계 최초로 삼성사회봉사단을 설립해 교육, 다문화, 1사(社)1촌(村) 자매결연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같은 상생을 위한 노력은 기업과 우리 사회가 불가분의 관계라고 믿고 실천해 온 이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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