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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잘하는 여자는 무엇이 다를까

기업들에서 여성임원이 탄생하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 일이다. 유리천정은 깨졌지만 양적·질적 변화는 여전히 숙제다.

20년 전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 2011년 LG아트센터 대표를 지낸 윤여순 코칭전문가는 당시 “ 모든 것이 남성 위주로 돌아갔다. 서툴렀던 나는 일하는 법을 배우고, 조직을 이해하고, 사람을 알면서 무수히 깨지고 무너지기도 했다.”고 저서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비즈니스북스)에서 털어놨다. 이 배움의 과정에서 그는 성장을 위한 아주 중요한 원칙을 발견하고 키워나갔다.

당시 박사학위 출신 여자부장이란 ‘외계인’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최대한 겸손하되 성과로 승부하고자 했다. 자신이 잘하는 게 뭔지 생각했고,사 내 교육을 온라인으로 바꾸는 시스템을 떠올렸다. 1995년의 일이다. 그는 사업 보고도, 승인도 나기 전 ‘사이버 아카데미’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어렵사리 시스템 개발에 성공, 반응도 좋았지만 정착되기 위한 인식변화와 접근까지는 먼 여정이었다. 더욱이 IMF가 터지면서 공부는 한가한 소리가 됐다. 생존의 기로에서 구조조정과 외부시장 공략 등에 나섰으나 결국 애물단지가 됐고, 사표를 품에 넣고 다니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러다 덜컥 임원이 됐다. 그리고 15년간 자리를 지켰다.

그가 말하는 ‘우아한 승리’의 원칙은 무엇보다 감정에 휘둘려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다.부당한 지적이나 배타성에 바로 강한 반응을 내보이면 언젠가는 화를 입게 된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가진 것에 더 집중하는 것. 한 예로, 그는 조직개편으로 인화원이 아닌 본사의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일종의 굴욕감을 느꼈지만 본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계열사 임원들을 찾아가 사업이야기를 듣고 인화원에 바라는 점들을 소통했다. 굴욕감으로 시작한 일이 새로운 역량을 키우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는 사내 정치,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여성들은 정치라는 말이 나오면 손사래를 치는데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가 되려면, 조직 내 정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 다만 정치를 알되 정치적이지는 말라는 조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이다. 일할 때는 무엇보다 일의 본질과 핵심을 천착하고 기본에 더 충실하라고 강조한다.

일과 육아에 대한 얘기는 여성들에게 더욱 공감을 준다. 그 자신 초등학교 4학년 딸로부터 일을 그만두면 안돼냐는 말을 듣고 고민이 많았다. 그가 찾아낸 해법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대신 질적으로 좋은 대화를 하는 것, ‘퀄리티 토크’다. 아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정성껏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개인의 성장과 일의 본질에 충실한 성공의 코칭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윤여순 지음/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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