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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신남방정책

얼마 전 모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요즘 영 회사 가는 재미가 없단다.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자리에 없어 사무실은 썰렁하고 각종 행사와 오·만찬 자리가 싹 사라졌기 때문이다. 혼자 방에 앉아서 종일 메신저로 올라오는 서면보고만 검토하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가 크고 작은 일상부터 업무방식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경제 대국들도 신종 바이러스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이들 국가의 하루 확진자 수는 수만에 달하고 사망자도 수천을 웃돈다. 반면 베트남, 태국 등 주요 신남방 국가의 확진자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셈이다. 신남방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20억의 젊은 인구를 보유하고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5~6%에 달하는 매력적인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신남방 지역은 최근 한국의 2위 교역대상지로 부상하면서 우리 해외시장 다변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 분야의 눈부신 성장을 바탕으로 신남방 국가들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랩과 고젝 등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신생 벤처기업을 의미하는 글로벌 데카콘(Decacorn) 기업이 생겨났고 언택트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트렌드에 맞춘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신남방 지역의 잠재력과 우리 산업 경쟁력의 화학적 결합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지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신남방 정책의 핵심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뉴노멀에 국제적 공조와 협력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지금의 위기극복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과 국가만이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 있다.

정부도 신남방 정책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보건의료와 재난대응 등 인간안보(Human Security), 인적역량 강화를 위한 인간개발(Human Development), 신남방 지역투자와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협력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 역시 신남방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최근 무역협회와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신남방 비즈니스 위크’는 한국과 신남방 협력의 좋은 사례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신남방 11개국 대사관을 비롯해 해외바이어 250개사와 우리 기업 350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상생 비즈니스 포럼, 빅바이어 화상 상담회, 상생 홍보관, 아세안 문화체험존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특히 상생 홍보관은 우리기업의 신남방 진출뿐 아니라 신남방 지역 제품의 국내 홍보를 위해 마련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상호 발전과 협력을 추구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방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신남방 국가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청정국가 간 기업인 신속통로를 확대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신남방 지역 소재부품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효과적인 기술이전 체계를 수립해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신남방 국가와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해 한-신남방 간 경제적 연계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산업인프라, 스마트시티, 에너지 등 분야별 협력과 함께 보건의료, 안보, 환경과 문화예술까지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더 긴밀해질 한국과 신남방 국가의 교류와 협력을 기대한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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