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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들어 첫 30억 거래 판교 아파트, 아파트값 상승 경기권으로 번지나[부동산360]
광명 59㎡ 10억원, 분당 84㎡ 15억원 넘겨
서울 접근성 좋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 상승
서울 아파트 전세 회피수요 이동 가능성
매매가격전망도 서울보다 경기가 높아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달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139㎡(이하 전용면적)가 30억2000만원에 팔렸다. 신고가일 뿐만 아니라 올 들어 경기권에서 나타난 아파트 거래 가운데 최고가다. 앞서 같은 면적은 지난 5월 이보다 2억원 가량 낮은 28억400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거래급감 속에 종종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는 것처럼, 경기권 아파트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대단지나 신축 아파트는 서울 핵심지 못지않은 고가에 거래된다. 4~7억원대의 중저가 수요는 ‘전세대란’을 피해 매수수요로 돌아선 이들이 사들이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입구. 최근 대형 면적인 전용 139㎡가 30억원을 넘겨 팔렸다. 올 들어 경기권에서 가장 높은 값이다. [카카오맵]

광명역 59㎡도 10억원 팔려…매매·전세 역대 최고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시스템에는 지난달 신고가에 계약서를 쓴 경기도 아파트 거래가 하나 둘 등록되고 있다.

서울 서부권 접근이 쉬운 광명역써밋플레이스는 59㎡가 지난달 14일 10억원(16층)에 팔렸다. 10억원대에 팔린 것은 처음이다. 이 보다 한달전 같은 면적은 1억1000만원 낮은 8억9000만원에 매도됐었다.

전셋값 상승은 그보다 더 가파르다. 이 아파트 59㎡은 연초부터 7월 초까지 3~4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왔다. 그러나 최근 석달간은 매달 1억원이 우습게 오르고 있다. 실제 7월 초에는 전세보증금 3억5100만원에 계약됐는데,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인 8월 6일에는 그보다 1억원이 높은 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지난달 24일 쓴 전세 계약은 그보다 2억원이 더 높은 6억4000만원 보증금에 서명했다.

시장에선 서울의 역세권·대단지·새 아파트 수요가 매매와 전세 가격 오름세에, 그보다 더 저렴한 경기도의 비슷한 조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본다. 광명을 비롯해 강남 접근성이 좋은 분당, 판교, 광교, 과천 등에선 고가 아파트 상승세와 중저가 아파트 매물 감소가 서울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억’ 넘긴 분당 84㎡, 담보대출 안돼도 ‘살 사람 있다’

분당파크뷰 84㎡은 지난달 16일 16억7000만원 신고가에 팔렸다. 앞서 6월 거래가는 14억원으로 그보다 2억7000만원이 낮았고 연초엔 13억원 대였다.

투기과열지구인 분당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12·16 대책에 따라 15억원 이상인 초고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때문에 15억원이 가격 상승을 막는 지지선과 같이 여겨졌다. 하지만 오히려 상반기를 넘기면서 최근 분당 아파트 84㎡는 연이어 15억원 위로 올라와 팔리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센터 부장은 “분당 등 1기 신도시는 주거 여건은 우수하지만, 그간 상승폭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판단한 실수요자의 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당 랜드마크 중 하나였던 분당파크뷰. 전용 84㎡가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겨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카카오맵]

판교역과 가까운 분당구 백현6단지 휴먼시아 84㎡가 지난달 11일 15억9700만원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고, 5단지 같은 면적도 6월부터 15억원 위에 거래되고 있다.

과천 래미안에코팰리스도 지난달 저층인 3층의 84㎡가 15억2000만원에 팔리면서 경기권 초고가 아파트의 매수수요를 방증했다.

올 들어 경기도 4~7억원 아파트 20% 올라

문제는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가가 5억원을 넘기는 등 급상승하면서, 해당 가격대 전세 수요가 인근 경기도 아파트 매수수요로 연쇄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경기권에서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가격대를 살펴봐도 서울 아파트 전세회피수요의 진입이 이뤄지고 있음을 가늠케 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 아파트는 4억~7억원대에서 가장 높은 상승이 일어났다. 분위별로는 4분위(상위20~40%) 아파트가 올해 평균 매맷값이 4억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5분위(상위20%)도 평균값이 7억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상승하면서 21%가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높은 전세가격이 수도권 거주자의 ‘탈서울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적어도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실입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의 인구 이동 현상도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공인중개업소들의 매매가격 전망도 경기권에서 더 강하다. 서울지역의 지난달 KB 매매가격전망지수는 108.8로 전월(118.1)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0~200 범위인 이 지수는 전국의 KB국민은행의 회원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집계하며, 100을 넘길수록 상승 전망이 강하다.

서울은 현장에서 느끼기에 전월 대비 상승 전망이 약해진 것이다. 반면 경기도는 8월과 9월 똑같이 111.9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상승 쪽에 더욱 무게가 더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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