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실거주 의무화 규제 피해…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등도 조합 설립 속도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서울 한강변 재건축 단지 가운데서도 ‘알짜 입지’로 꼽히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가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인가 이후 17년 만에 조합을 설립하게 됐다.
여기에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등에서도 연내 조합 설립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한강변 재건축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차 재건축 추진위는 전날 오후 단지 내 배드민턴장에서 열린 조합창립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소유주 1674명 중 85%(1419명)의 찬성으로 조합 설립 안건이 통과됐으며, 이날 현장에는 317명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창립 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소유주 가운데 20% 이상이 총회에 직접 참석해야 한다.
추진위 측은 이번 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주께 서초구청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신청 작업이 완료되면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했던 ‘실거주 2년 의무화’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된다.
내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이번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며, 실거주 2년을 채운 소유주에게만 조합원 분양권이 돌아간다. 2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에는 현금 청산만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신반포2차의 조합 설립 과정도 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2003년 추진위 설립인가 이후 한강 조망권 등을 둘러싼 소유주 간 갈등이 커지면서 사업 진행이 여러 차례 무산됐고, 7년 동안 추진위원장 대행 체제가 지속됐다. 조합 설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올해 초에는 정비사업 일몰제 대상이 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일몰기한 연장을 위한 주민총회에서 소유주의 66%가 조합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재건축 의지’가 확인됐고, 여기에 6·17 대책 이후 “실거주 2년 규제는 피하자”는 내부 여론까지 높아지면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다. 조합 설립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호가 상승도 예상된다.
1978년 준공한 신반포2차는 총 13개동, 1572가구 규모로 이뤄져 있다. 한강변 조망에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 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강남권 재건축을 통틀어 ‘최상 입지’ 중 한 곳으로 지목된다. 추진위 측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2000여 가구 규모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강변 대장주 아파트들의 지각변동 여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를 대장주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는다.
향후에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비롯해, 신반포2차와 압구정동 신축 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아파트들의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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