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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이 킥보드 주차장’ 무단방치에 민원 폭주…“민관 함께 나서야”
법규 미비로 전국 곳곳에 방치된 킥보드
타다가 아무데서나 내리면 ‘반납끝’ 현실
“이와중에 법규 완화라니”…우려 목소리도
1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 옆 인도에 여러 대가 주차된 킥보드 사이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에 무단 주차된 공유 전동킥보드에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용 후 관리 등 규정이 미비한 데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유 킥보드 주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운영 업체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14일 서울시 등 복수의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공유 킥보드의 무단 주차 관련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 길거리에서는 역 주변이나 번화가를 중심으로 보도나 차도를 막고 있거나, 심하게는 널브러져 있는 킥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유 킥보드 주차는 아파트 단지까지 침투해 있으며, 심하게는 같은 장소에 3~4일씩 방치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유 전동킥보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빌리고 원하는 곳에 주차와 동시에 반납이 완료돼 이용이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이 부분이 되레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 위는 물론 횡단보도 앞, 자동차 주차장 등에 놔둔 이용자가 많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잦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말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주차 권장 장소를 구분하고 이용자가 기기를 반납할 때 주차 상태 촬영을 의무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께에는 방치된 전동킥보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처벌 규정이 애매하고 MOU를 통해 전달한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당 MOU에 따르면 주차금지구역으로 ▷차도·자전거도로 ▷차도와 인도 사이 턱을 낮춘 진입로 ▷횡단보도·보도·산책로 진입을 방해할 수 있는 구역 ▷보도 중앙 등이 적시돼 있으나 기준이 모호하다. 주차권장구역 역시 ▷가로수·벤치·가로등 등 보도에 설치된 주요 구조물 옆 ▷자전거 거치대 주변 ▷보도 측면 화단·조형물로 추상적인 만큼 향후 견인 여부를 두고도 갈등이 이어질 소지가 크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여의도역 인근에 여기저기 흩어진 킥보드들을 영등포구청 직원들이 모아 놓은 모습.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각 구에서도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들어와 계도 조치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각 업체에 공문을 보내고 위험한 지역에 있는 킥보드를 한데 모아놓는 수준”이라며 “횡단보도를 막거나 보도 좁은 곳에 보행 약자를 막는 경우 등을 우선적으로 조치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모(38)씨는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해도 아직 소수인데, 다수가 소수의 이용 편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라는 업체 측 논리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따릉이’처럼 도크 방식을 활용하기는커녕, 이와중에 ‘13세 이상 사용·자전거 도로 주행 허용’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운행은 물론 주차 시 불편 민원이 더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며, 킥보드 주차·반납 인프라 확보에 대해서도 업계의 자발적인 투자와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회수 인프라 확보에는 업체들도 투자금을 분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경우도 자동차 공급 업체가 충전 인프라를 함께 보급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이 와중에 규제가 완화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일정 속도 이상 내기 어려우므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게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13세 이상에게 열어두면 그나마 운전면허가 아예 필요없게 된 것 아닌가. 국회나 정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가 의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의 자전거 도로통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 5월 20대 국회 막바지 본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12월 1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원동기 면허가 없어도 자전거 도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개인형이동장치는 전기 자전거처럼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만 13세 이상이면 운행에 제한이 없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4월 부산 해운대에서 킥보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직후였던 데다 운전면허증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된 상황인데도 예상보다 훨씬 완화됐다. 운전면허증 검증 강화는커녕 운전면허증이 아예 필요없게 된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국회 해당 상임위에 반대 의견을 개진했으나, 별다른 토론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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