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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당금은 오너 쌈짓돈?…과다배당 ‘눈총’
서울도시가스, 기존배당 9배 넘어
안국약품,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
크레치코, 오너가에 과다배당 ‘비난’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배당을 실행하는 기업들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오너가들이 과다 배당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면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이 발표한 ‘과대배당 기업들의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과다배당 기업은 2015년 116개에서 지난해 194개로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3년 이상 과다배당을 한 기업 56곳 중 37곳이 지주회사 등 기업집단 내 최상위에 위치해 지배주주 일가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확인됐다.

기업의 과다배당은 현금배당액이 해당 연도 당기순이익을 초과하거나 당기순손실을 냈음에도 현금배당을 지급한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아지는 성장둔화기에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확대로 주주 환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이익을 쌓기만 하면 이익잉여금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세금이 과다해지고, 자금의 효율적인 운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다배당이다. 서울도시가스는 지난 6일 중간(분기)배당 공시에서 1만5000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주당 배당금액을 주가로 나눈 값)은 19.34%이다. 2018년, 2019년 서울도시가스 배당금은 1750원이었으나 이번 배당금은 기존 배당금의 9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은 2018년 1만653원에서 2019년 7512원, 올해 상반기 5951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서울도시가스의 지분은 지난 9월 7일 공시 기준 김영민 총괄회장이 지분 98.04%를 갖고 있는 서울도시개발이 26.27%, 김영민 총괄회장이 11.54%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반기 순이익은 232억원이지만, 이번 중간배당총액은 582억원이다.

안국약품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당 220원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배당금총액은 25억2100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21억4100만원을 초과했다.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이 49.75%로, 전체 배당금의 절반이 오너일가로 귀속됐다.

안국약품은 2016년에도 당기순이익이 13억3200만원에 불과했지만 25억2000만원을 배당했고, 2014년에는 14억5000만원의 순손실에도 22억6800만원을 배당했다.

또 비상장사로 양계도축업체인 크레치코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이었으나 오너 일가는 이보다 많은 3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오너 일가는 최근 10년간 크레치코로부터 144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는 이 기간 크레치코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265억원)의 54.1%에 이르는 액수다.

정한욱 한국기업구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다배당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자산총계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의미하게 낮은 반면 차입금 비중은 높다”며 “오너 일가에 대한 과도한 배당이 자칫 기업의 존속을 위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깎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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