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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경·함양아·정연두 배출 ‘인사미술공간’ 창립 20돌
‘인미공 공공이공 IAS 2000-2020’
신진예술인 전문 지원공간 ‘인사미술공간’이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아르코미술관 제공]

2001년 2월 5일, 김대중 정부가 출범 만 3년을 며칠 앞두고 북한을 다루는 현대미술전이 열린다. 1998년 4월 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런던대학교에서 ‘햇볕정책’을 처음으로 발표하고, 2000년 6월 제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았지만 북한을 전시로 다룬다는 건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참여작가는 박찬경, 장영혜, 솔룬 호아즈. 기획자는 백지숙 큐레이터(현 서울시립미술관장)였다. ‘선샤인-남북을 비추는 세가지 시선’전, 바로 서울 관훈동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린 전시다.

실험적 미술과 젊은 작가들의 산실인 인사미술공간(인미공)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인미공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 2000년 인사동에 개관한 이래 꾸준히 운영된 신진예술인 전문 지원공간이다. 2003년 관훈동 이전, 2006년 원서동으로 이전하는 사이 몇 차례 사업의 변화가 있었지만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은 계속 돼 왔다. 현재는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이 운영하고 있다.

20주년을 기념해 인미공에선 지난 역사를 돌아보는 아카이브 프로젝트 ‘인미공 공공이공 IAS 2000-2020’를 개최한다. 약 200회의 개인전 및 단체전과 100여회의 행사 아카이브 가운데 발간 서적, 영성기록을 선별해 공개한다. 또한 20년사를 다룬 자료집과 ‘여성의 장소’를 주제로 한 저널 ‘볼’의 특별호도 발간한다. ‘여성의 장소’는 ‘볼’ 제 11호의 미발간 주제로, 이번엔 동시대 맥락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프로덕션이 실린다. 양효실, 아그라파 소사이어티 등 시각예술분야 평론가의 원고를 비롯, 정희진(여성학), 이지행(문화연구), 조혜영(영화평론), 나영(사회운동활동가)등이 필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석남, 정정엽, 봄로야 등 시각예술 작가들의 드로잉도 함께 선보인다.

아카이브를 찬찬히 훑어보다 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자주 등장한다. 송상희, 양아치, 임민욱, 정연두, 함양아, 권오상 등 현재 한국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이들이 모두 인미공을 거쳐갔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미술관 관장이나 학예실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들의 이름도 상당수 눈에 띈다. 인미공의 역사가 곧 한국현대미술의 지형 변화와 미래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예술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창작자와 기획자, 연구자 등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도기관의 가장 큰 존재의 이유”라며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어떤 새로운 환경이 필요한지 인미공의 미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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