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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직하고 빚내고 주식한방 노리다… 극단적 선택 벼랑까지” 국감에 비친 20대 자화상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주식으로 한방을 노리며 신용대출을 위해 증권사, 저축은행을 기웃거렸다. 코로나19로 찾아온 우울감에 극단적 선택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비친 2020년 대한민국 20대 청춘의 자화상이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디노마드를 방문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청년 신규 일자리 사업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급증한 20대 청년들의 실업급여 신청이 주목 받았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8월 기준 20대 이하 구직급여 지급 현황에 따르면 20대 청년 수급자는 전년 동기대비 99.9%가 늘었다. 30대 39.5%, 40대 44.9%, 50대 41.3%, 60대 이상 44.6% 등과 비교해 증가폭이 매우 가파른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준 올해 4월부터 20대 이하 청년들의 실업급여 수급률은 급증했다. 4월에 48.3%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수급자가 더 늘어났고 이후 5월은 70.7%, 6월 90.2%, 7월 92.0%, 8월 99.9%로 점점 증가했다.

이는 20대 청춘들이 고용 안전성이 높은 소위 ‘좋은 일자리’에서 배제된 결과다. 장 의원은 청년들이 주로 고용된 노동시장이 대면 서비스 업종인 점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코로나 19 장기화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대면 서비스 업종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는데 20대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숙박⸱음식 업종에서 20대 이하 청년 수급자는 8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138.2%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행사업 등 사업지원서비스업에서 112.5%, 마트 등 도⸱소매업도 102.2%로 두 배 이상 수급자가 증가했다. 장 의원은 “코로나 19로 모든 연령층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줬지만, 청년층이 집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20대 청년 실업은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20대는 1만4245명으로 전체 2만4997명의 57%에 달했다.

마이너스통장 이용 액수도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말보다 16.5% 감소했지만, 20대만은 20.0% 늘었다. 신규 이용자도 역시 20대가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만 4978명 늘었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서울 한강 한강대교 보도 난간에 '크게 웃으며 견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합]

잃어버린 일자리, 그리고 늘어난 빚은 20대 청춘을 ‘한탕’ 또는 ‘대박의 꿈’으로 몰아냈다. 증권계좌를 처음 만들고, 빚을 내 주식을 산 20대가 급증했다. 올해 8월말까지 20대 명의의 누적 증권계좌수가 2019년 말 대비 240만개 늘어났다. 이들의 신용거래, 즉 자기 자본이 아닌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금액도 133% 올랐다. 신규 대출액은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증권계좌잔고와 예수금도 각각 57%, 193%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에 유난히 힘들어진 20대 청춘의 슬픈 자화상은 급증한 극단적 선택 시도로 다시 나타났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 제출받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20대는 지난해 2951명에서 올해 8월 4213명으로 가장 높은 43%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는 20대 청춘이 급증했다는 말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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