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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혁의 현장에서] 韓 노벨상 수상? 투자가 먼저다

해마다 10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지금껏 미국은 271명, 영국 90명, 독일 70명, 일본 24명, 중국도 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발전을 위해 기초과학은 외면한 채 응용과학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 연구·개발(R&D)예산이 24조원을 돌파하는 등 해마다 R&D예산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화율이 저조하고 장기 대형 연구가 쉽지 않은 국내 연구 풍토가 노벨과학상 수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30년 이상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마련하고 연구자 처우 개선을 통해 연구몰입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해마다 나온다. 실제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 77명(물리학상 26명·화학상 27명·생리의학상 2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37.7세에 핵심 연구를 시작해 55.3세에 완성하고 69.1세에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연구 시작에서 노벨상 수상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2년이다.

정작 대다수의 국내 연구자는 장기간 대형 연구과제보다는 단기 소형 과제 수주에만 내몰려 있는 상황으로 10년 이상 장기적이고 창의적 연구는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지난 1949년 교토대 유카와 히데키 박사가 첫 노벨화학상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총 24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 중에서 15명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수상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만 10명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향후 50년 동안 3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겠다는 장기적 플랜을 설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초과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세계적 수준의 연구업적을 내기 위한 환경 조성을 비결로 꼽고 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도 최초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일본에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결국 세계에서 선두의 기초과학 연구를 하는 나라가 됐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은 도쿄대가 아닌 바로 교토대다. 교토대는 일본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인 유가와 히데키 이래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교토대는 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하쿠비(白眉) 프로젝트를 마련, 기초과학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하쿠비 프로젝트는 교토대 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학교와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의 젊은 연구자들도 교토대로 끌어들여 일본의 기초과학의 자양분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벨상을 배출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구호만 반복할 것이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 원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 환경 조성과 투자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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