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태영호 “南 망명인사 ‘변절·배신자’ 규정”
北 송환 딸·신변 보호 감안 결정
태영호, 언론 차분한 대응 주문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사라졌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대리가 작년 7월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가 한국행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애초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가 평양 복귀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던 2018년 연말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전으로 남북관계 개선 흐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기류가 아직 살아있던 시점이었다.

국가정보원도 2019년 1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조 전 대사대리의 제3국 망명 요청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그가 잠적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연락을 취했거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접촉 자체를 부인했다.

이 때문에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남북관계에 치중한 문재인 정부가 조 전 대사대리를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조 전 대사대리가 미국 또는 영국, 스위스 등으로 망명했다거나 제3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가 체류중이라는 설이 난무했다.

조 전 대사대리가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가족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상태다. 탈북민 출신 대북소식통은 7일 “한국에 있으면 아무래도 제3국에 있는 것보다 딸 소식을 포함해 북한 소식을 접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1월 공개적으로 민족의 구성원이자 북한 외교관출신이었던 조 전 대사대리에게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한국행을 권고했다. 태 의원은 특히 당국의 철저한 신변보호와 자녀 학비 지원, 그리고 자신의 자선전 발행 등을 언급하며 경제적인 장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조 전 대사대리가 미국 등 제3국행을 타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한국행을 선택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배경이 어찌됐든 북한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직 북한외교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태 의원이 온 다음에 좀 큰 타격이 됐는데 조성길 전 대사대리까지 오게 되면 김정은에게 큰 심리적 타격”이라며 “앞으로 해외공관에 지시가 내려가는 등 더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 신변안전 등을 우려하며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직 북한 외교관이며 조성길과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조성길 본인의 동의 없이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북한이 근무지를 벗어난 외교관은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하지만 한국으로 망명하면 ‘배신자’, ‘변절자’로 규정한다면서 “도주자·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의 가족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지만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 극단적 처벌은 하지 않는다”며 “변절자·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신대원·이원율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