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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북한·코로나, 추석 민심 꿰뚫은 ‘3대 키워드’
“전쟁나면 어떡하려고” “정당한 휴가인데”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秋아들 특혜 휴가 의혹’ 등 이슈 따라 시각차
“남편 혼자 귀성”·소규모 성묘…코로나로 추석 모습도 예년과 달라져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명절을 즐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잔뜩 움추린 추석 연휴였지만 ‘명절 밥상 토론’에는 민심이 드러났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 등 최근 정부·여당발 군 이슈에 정치 성향과 군 복무 여부에 따라 시민들은 각자 다른 의견을 냈다.

5일 시민들은 최근 불거진 군 관련 이슈에 대해 각자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미필 아들을 둔 시민들은 휴가, 피격 등 관련 사건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곽모(24)씨는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사촌 남동생이 있어 최근 이어진 군 관련 이슈에 친척 분들이 편가르기 없이 친척 분 의견이 대동일치였다”며 “다들 ‘무슨 일 날까 무섭다’, ‘전쟁 나면 군대 가야 하는 아이들은 어쩌냐’며 조용히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경기 광명시에 거주하는 정모(58)씨는 “이 땅의 군대가 장관 아들 하나 지키는 데에 정신이 팔려 총살당한 공무원은 신경도 못 쓴 것 같다”며 “20대 아들에게 ‘어차피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국가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너무 열심히 싸우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여당 지지 성향인 시민들 사이에서도 군 복무 여부에 따라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할머니 댁에서 단촐하게 명절을 보냈다는 직장인 김모(25)씨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언쟁에 “이래서 연휴에 정치 얘기를 꺼내기 꺼려진다”며 입을 뗐다. 이어 “당시 가장으로 인정 받아 훈련만 받고 군 복무를 하지 않았던 아버지는 ‘아파서 휴가 보내주는 것도 대수냐’, ‘장관 행보에 흠집 내려는 비난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반면 현역으로 군 복무한 작은아버지는 ‘남들 뼈 빠지게 군대 다녀오는데 장관 아들이라고 휴가 빼주는 게 가당키나 하냐’, 그 시절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이 사건을 특혜라고 볼 것’이라며 아버지와 입장 차를 보였다”고 털어놨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방모(26)씨는 “고모가 ‘큰일 하는 사람들이 그 정도 혜택도 받을 수 없냐’며 추 장관을 두둔하는 말을 꺼내자 괜히 싸움을 내고 싶지 않아 ‘일동 침묵’했다”면서도 “정확한 근거도 없이 고모가 ‘정당한 휴가’라고만 주장하시니 뭐라 답해야 할지 곤란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당국의 ‘이동 자제령’에 따라 달라진 명절 풍경을 실감했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경기 안양에 사는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10개월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아들이 있어 경북 포항 시댁에는 남편 혼자 내려갔다”며 지난 여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을 때 잠깐 만난 것 외에는 시부모님께 아들을 사진과 영상으로밖에 보여드릴 수 없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방씨 역시 “명절마다 경기 파주로 성묘를 갔지만 올해는 할머니를 모시고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만 다녀왔다”며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리려던 사촌언니 역시 예식을 미루다 결국에는 예식을 취소하고 혼인신고만 했다”고 했다. 이어 “소규모로라도 식을 치를 거라 들었는데 이번 명절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예 취소하고 신혼여행도 강원도로 다녀왔다더라”며 “이번 추석 연휴에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이 새삼 실감났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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