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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가절감에 쏠린 배터리데이…“배터리·전기차株 위협 없어”
배터리 밸류체인 수혜 지속 전망
배터리株 개장직후 일제 상승
내재화 장기계획 위주…불확실성 소멸
실리콘음극재·양극소재 업체 수혜 예상도
완성차 업체도 안도…가격경쟁력 경쟁은 치열해질듯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본사 주차장에서 배터리데이 겸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드류 배글리노 테슬라 파워트레인 및 에너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의 발표가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모습.

[헤럴드경제=강승연·김유진 기자] “국내 업체를 위협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가 시장이 우려했던 배터리 내재화 대신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증권가에서는 국내 배터리·전기차 관련주들에 긍정적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 원가절감에 초점…배터리株 수혜 기대 여전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개최한 배터리데이를 통해 향후 저가형 전기차 출시와 이를 위한 원가 절감 계획을 주로 발표했다. 내년 말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위해 향후 3년 간 공정 혁신을 통해 배터리 원가를 56% 낮춘다고 했다. 셀 디자인에 대해서는 LG화학이 공급하는 21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커진 4680 배터리 생산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개장 직후 LG화학(3.29%), 삼성SDI(2.24%), SK이노베이션(2.32%) 등 배터리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후 코스피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들 주가도 하락 전환하긴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에 지속적인 수혜 가능성이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2차전지 양산 내재화의 경우, 2022년 100GWh, 2030년 3TWh의 장기 생산 계획을 내놓는 데 그쳤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약 30~40%의 내재화 비율을 제시한 것”이라며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이지만 본격적인 가동률이 상향되는 시점을 2023년으로 가정할 경우 아직 2~3년 정도 남은 이슈”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또 테슬라의 올해 출고량이 30~40% 증가하는 등 향후 판매 확대로 인한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데이 행사에 앞서 LG화학, 파나소닉, CATL를 콕 집어 배터리 구매를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테슬라가 공정 효율화와 관련해 실리콘 음극재를 통한 에너지 밀도 개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주전자재료의 수혜도 예상된다.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에 성공하고 LG화학에 납품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실리콘 음극재를 연구 중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용량 확대에 따라 하이니켈과 알루미늄이 추가되는 양극소재 업체들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술 개발, 증설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인 포스코케미칼과 엘앤에프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꼽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국내 배터리업체를 위협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며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의 소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완성차업계 한숨 돌려…가격경쟁력 경쟁은 치열해질 듯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주시하던 완성차 업체들은 비교적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배터리데이 종료 후 열린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18만3000원으로 전장 대비 2% 가까이 상승 출발했다. 기아차도 4만7050원으로 전장대비 1.62% 가까이 오른 가격에 개장했다.

다만 테슬라에서 2만5000달러 전기차 양산 계획을 언급한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는 현재 1000만~1500만원 수준인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2022~2023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테슬라도 이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선도 업체가 가격절감에 성공하면 다른 완성차 업체도 압박을 받겠지만, 보조금 축소 시점에 맞춰 업계 전체가 예상하고 준비해 가고 있는만큼 이날 언급으로 인한 당장의 주가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배터리 데이를 기점으로는 완성차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계가 여태껏 일정 부분 함께 파이를 키우며 느슨한 관계성을 이어왔다면, 배터리데이 이후에는 BYD·닛산·르노·폭스바겐 등 기업들이 각사의 차기 신모델을 중심으로 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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