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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증권·건설사 손 잡은 개발형 블라인드펀드 나왔다
신영증권·포스코건설, 칸서스운용 펀드에 200억 투자
초기 개발사업에 계약금 지원하고 브리지론·PF 연계
"자금력 갖춘 시행사 많아져 딜소싱 쉽지 않아" 평가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신영증권과 포스코건설이 부동산 개발 초기자금을 대는 블라인드펀드에 출자자로 나섰다. 운용사나 증권사가 주도해 개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건설사까지 참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신영증권과 포스코건설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토대로 200억원 규모 개발형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최근 마쳤다. 펀드는 아직 인허가도 받지 못한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사업지 인수대금과 초기 사업개발비를 지원하는 등의 투자를 검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사업 초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블라인드펀드가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 규제 등으로 대규모 개발사업 기회가 줄어들면서, 이들 사업에 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선하고 수익을 냈던 증권사들은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금력 있는 시행사들이 먼저 사업지를 확보한 뒤 증권사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시행사가 주도권을 쥐게 돼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거나 후속 사업과 연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사업지 확보를 위한 계약금까지 대여해주고, 이를 통해 향후 브리지론(단기자금 대여)이나 PF 단계에서의 주선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이어졌다. 실제 하나금융·농협금융·BNK금융 등 그룹사가 운용사나 증권사 주도로 개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이 같은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블라인드펀드에 건설사까지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운용사와 증권사 입장에서는 건설사의 참여로 보다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할 수 있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금융 주선 단계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부동산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은 시행사가 자산을 매입하고 인허가를 취득하는 것이 시작점이고, 이후 EPC(설계·조달·시공)계약이 체결되면 금융권의 브리지론 인출이나 PF가 이뤄진다"며 "건설사와 증권사가 함께 펀드를 조성한다면 이 같은 일련의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이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 딜 소싱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행사들이 건설사가 참여한 펀드로부터 투자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행사가 아닌 건설사가 주도해 확보한 사업이라면, 시행사로선 공사비 책정 등에서 불리한 위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투자 담당임원은 "자금력을 갖춘 시행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로서는 자체적으로 계약금을 치르고 시공사 선정도 주도적으로 하면서 비용통제력을 가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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