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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차 시트가죽 가방 메고 고요한택시 타고온 김동연, “소셜임팩트포럼 함께하시죠”
정치와 거리둬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행보에 주목
유쾌한반란, 소셜임팩트포럼 출범…사회적기업 키우기
“경제+사회적 가치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바로 혁신”
“같이 하는 가치를 지향 하면 우리사회 변화에 일조”
모어댄 등 사회적기업 16개 회원사 참여한 윈윈형태
“뜻이 있는 개인·기업 있다면 언제든지 동참 환영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폐차 시트가죽을 재활용한 가방을 메고, 사회적기업인 고요한택시에서 내려 소셜임팩트 포럼 출범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건욱PD]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지난 21일 오후 1시45분 서울 명동의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앞. 택시 한대가 멈췄다. 택시는 청각장애인이 기사로 일하는, 사회적기업인 고요한택시였다. 택시에서 내린 이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그의 어깨엔 가방이 들려있었다. 잠시후 알게된 것이지만, 그 가방은 폐차 자동차에서 나온 시트가죽으로 만든 것이었다. 쓸모없는 환경쓰레기인 폐차 시트가죽을 재활용한 것이다. 그 가방을 만든 회사는 모어댄으로 역시 사회적 기업이다. 모어댄은 폐자동차의 재활용 불가 폐기물인 가죽시트, 에어백, 안전벨트를 재사용해 가방, 신발 및 액세서리 제품을 제작하는 회사다. 지구 환경 살리기를 추구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사회적기업인 고요한택시를 이용하고, 사회적기업인 모어댄 가방을 어깨에 멘 김 전 부총리. 행동 반경 자체가 온통 사회적기업과 함께 한 셈이다. (이 기사는 중간에 현장 동영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이날 사회적기업으로 온몸을 무장(?)한채 명동에 나타난 것은 한 행사 참석을 위해서였다. 김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쾌한반란은 이날 행사를 통해 소셜임팩트 포럼(Social Impact Forum)을 출범시켰다. 이 포럼은 사회적기업 16개사를 회원사로 해 발족했다. 회원사 기업은 밸리스, 트래쉬버스터즈, MYSC, 닥터노아, 몽세누, 엔젤스윙, 오투엠(O2M), ㈜닷, 코엑터스, ㈜아트임팩트, 유니크굿컴퍼니, 테스트웍스(Testworks), ㈜소리를보는통로, 루트에너지, 모어댄, ㈜에이넷테크놀로지 등이다.

김 전 부총리(이하 이사장으로 통일)는 올해초 비영리 사단기업인 유쾌한반란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유쾌한 반란이라는 뜻은 ‘우리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그동한 형성된 우리의 틀을 뒤집고 사회의 문제에 적극 부딪치는 것’이다.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좀더 좋은 주변환경을 위해, 생활 속 더 나은 집단지성 공유를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스스로 하고 싶어서 (반란을 꾀)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유쾌한 반란’이다.

김 이사장은 사단법인 설립후 법인의 설립취지 중 하나인 ‘혁신’의 전도사에 나서왔다. 농촌을 찾아다니며 젊은 농부들을 만났고, 농촌 체험과 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농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둥이 돼야 한다고 믿는 그는 그래서 농업현장에 ‘혁신’을 구현하는 일부터 손을 보태왔다. 그는 보성, 해남, 고흥, 강진, 장성, 임실, 논산, 대구, 경산 등지를 찾아 젊은 농부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농업현장에 혁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탐색해왔다.

언젠가 김 이사장을 만났을때, 그는 “저의 또다른 관심사는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입니다”라고 했다. 사회적 임팩트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출(CSV)보다 한층 강력한 개념으로, 사회적으로 선(善)한 영향력을 창출하는 기업과 그 정신을 뜻한다. CSR, CSV 보다 한차원 높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그의 그동안의 구상과 노력이 이날 소셜임팩트 포럼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주최의 소셜임팩트 포럼 출범식 현장 영상. [이건욱 PD]

포럼 대표를 맡은 김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소셜 임팩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손’은 지금에도 경제와 기업을 설명하는 유효한 개념”이라면서도 “하지만 생산, 공급, 소비 측면에서 각자의 이해를 중시하다보니 시장 왜곡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각자의 이득만 따지다보니 ‘선한 영향력’이 경제와 사회 저변에 미치는 힘이 미약했다는 의미다. 김 이사장은 “그래서 지금의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 외에도 ‘남에게 뻗는 손’이 필요한 것”이라며 “그 두가지가 접목됐을때 지구에 닥친 현안, 즉 재해문제라든지 기후변화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이득을 취하면서도 지구문제 해결이라는 ‘가치’를 결합한 생산, 공급과 소비를 중시한다면 지구에 닥친 재해나 기후변화, 코로나 등의 중대현안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소셜임팩트 포럼의 부제는 ‘혁신에 ‘같이하는 가치’를 더한다’였다. 환경문제를 같이 극복하자는 가치, 내게 이문은 적게 떨어지더라도 사회공동 현안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공감의 소비가치를 함께 지니고 경제활동을 하자는 의미가 내포됐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소셜임팩트 기업은 사회에 줄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책임까지 고려하는 기업”이라며 “제품개발에도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아이템인가 하는 문제에 고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소셜임팩트의 키워드”라고 했다. 그는 “우리 포럼 회원사들은 이러한 ‘가치’에 대해 장고해온 기업들”이라며 “이들 기업이 커야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단 회원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뜻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들도 포럼의 기치에 공감한다면 얼마든지 동참을 환영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제 지금 시대는 나눔에서 책임으로, 책임에서 가치로 그 키워드가 이동했다”며 “기업의 역할 중 하나가 ‘가치’를 소중히 하는 것이며, 소비자 입장에선 ‘가치 소비’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정태 소셜임팩트 포럼 공동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포럼은 네가지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한 목표는 첫째 참여기업(회원기업 등)의 발전, 둘째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확산, 셋째 협업 가능한 파트너 기업의 발굴, 넷째 전사회적인 가치 소비의 확산 등이다. 그는 “소셜임팩트 시대가 왔다”며 “기업관점의 변화, 정부관점의 변화, 투자자 관점의 변화가 오늘날 경제와 기업을 설명해주는데, 그것이 바로 가치있는 경영, 가치있는 정책, 가치있는 소비이며 이런 것의 선두에 서 선한영향력을 퍼뜨리는 것이 바로 소셜임팩트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했다.

유쾌한반란은 이 포럼을 앞으로 매달 한차례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사 위주로 돌아가며 현장 포럼으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김동연 소셜임팩트 포럼 대표가 포럼 출범식 진행과정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건욱PD]

▶‘젊은’ 회원사 면면은=유쾌한반란이 포럼을 발족한 것은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지만, 사회적기업의 인큐베이팅도 또다른 지향점이다. 포럼의 회원사는 젊은기업이고, 대표 등 주축도 대체로 젊은 기업인들이다. 사회적가치를 중시하는 이들 젊은기업이 도약 발전할수록 이 사회에 가치 지향적 기업문화 확산은 물론 가치소비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유쾌한반란의 의도다.

특히 고요한택시, 모어댄, 몽세누, 오투엠 등은 SK이노베이션이 지원, 집중육성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대기업과의 ‘사회적 가치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원사를 들여다보면 똑 부러지는 기업미션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예를들면 닥터노아의 기업 미션은 ‘우리는 자연과 사람에게 책임질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수 있는 대나무 칫솔을 개발했다. 재생에너지 솔루션 회사인 루트에너지는 기후 우울증, 코로나 블루 등의 해결을 자임하고 있다. 밸리스의 기업 미션은 ‘처음부터 버려지기 위해 태어난 동물과 생물은 없다’는 것이다.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인 이 회사는 베스 등 환경 및 생태에 영향을 주는 동식물을 원료로 사용해 반려동물 푸드 등을 만들고 있다.

소셜임팩트 포럼 출범식에서 회원사 대표들이 김동연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이건욱PD]

㈜닷은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시한다는 기업철학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 워치 및 정보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 점자 기기를 개발했다. 몽세누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체다. 페트병을 원료로 옷 등 패션과 잡화를 만든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이름 자체가 재미있는 기업이다. 유령잡기 대소동을 그린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를 연상케 한다. 이 기업은 유령을 잡는 게 아니라 생활쓰레기 주범인 ‘일회용품 잡기’를 표방한다. 축제나 행사장, 영화관이나 장례식장 등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한 다회용기를 대여하고 수거하고 세척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해 눈길을 끈 회사다. 네팔 재난 복구를 돕기위해 드론을 띄웠던 엔젤스윙은 건설 현장에서 드론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고 아예 드론데이터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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