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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코로나 시대의 종교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외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방영미 지음, 파람북)=종교와 예배가 도전받고 있는 비대면의 코로나 시대, 종교학 박사가 우리시대 신앙의 문제를 날카롭고 경쾌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특히 국민의 걱정이 된 기독교가 어떻게 한국사회에서 자리잡고 기능해왔는지, 근본주의적 성서해석의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저자는 기득교가 한국사회의 반공주의 확산에 복무했다고 지적하는데, 월남한 기독교인 중심으로 교회가 성장한 데다 정권과 결탁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레드 콤플렉스’가 퇴색한 이후엔 동성애와 이슬람교인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이런 차별이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해석학적 맥락에서 보면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성문화가 구약과 신약시대에 다르고 그 구절도 모호해 해석상 합의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의 부패한 토양이 신천지와 전광훈을 키웠다며, 종교의 뼈아픈 성찰를 요구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21세기 종교는 제도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신앙생활이다. 종교예식보다 성찰에 종교 본연의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책은 한국사회의 현실과 코로나 사태와 관련, 표면 위로 드러난 종교적 문제를 거침없이 다뤘다.

▶연년세세(황정은 지음, 창비)=섬세한 결로 탄탄한 서사를 직조해온 황정은의 연작소설. 지난해 문예지를 통해 발표한 ‘파묘’와 ‘하고 싶은 말’과 함께, 신작 ‘무명’과 ‘다가오는 것들’ 등 네 편을 담았다. 소설은 ‘1946년생 순자씨’ 이순일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룬다. ‘파묘’는 일흔이 된 이순일과 둘째 딸 세진이 추석때 이순일의 외조부 묘를 없애러 가는 이야기다. 세진은 그 묘가 엄마에게는 친정일 거라고 여기며 성묫길에 동행하지만 ‘처가 쪽 산소엔 벌초도 하지 않는 법’이라는 남편과 다른 식구들은 외면한다. 마지막 절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 이순일의 등산화 밑창이 떨어져 나가는데 둘은 그냥 내버려 두고 떠난다. ‘하고 싶은 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이순일의 장녀 영진의 얘기. 이순일은 밤늦게 돌아오는 영진을 위해 새밥과 국을 장만하고 결혼 뒤엔 두 가정의 살림을 도맡는다. 어느날 영진은 엄마로부터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얘기를 듣고선, 엄마의 속내가 무언지 궁금해지지만 말을 꺼내지 못한다. 소설은 순자로 불린 이순일의 삶을 통해 지나온 시대와 오늘의 삶이 삐걱이면서 어떻게 이어져 나가는지 보여주며, 잘살기란 무엇인지 묻는다.

▶오리진(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흐름출판)=영국 우주국 연구원이자 천재과학자로 불리는 다트넬이 들려주는 인간을 만들어낸 지구 46억년의 빅히스토리. 지구과학, 지질학, 해양학, 고생물학, 고고학, 역사학 등 인문과학의 전분야를 종횡무진하며 지구의 탄생에서 현재까지 장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지구는 왜 이렇게 생겼는가? 대륙과 바다, 산맥과 사막 같은 물리적 풍경을 낳은 원인은 무엇인가? 우주의 환경은 우리 종의 출현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지난 500만년 간 유인원으로 부터 인간이 진화해온 과정과 지난 천년동안 일어난 산업화와 최근에 일어난 경이로운 기술개발까지 거대한 지식의 숲으로 우리를 이끈다. 일례로 다트넬은 밀란코비치 주기를 통해 왜 지난 수천만 년 동안 지구에 냉각과 건조 추세가 계속 이어졌는지, 그리고 이 환경이 우리가 재배하는 식물 종들과 가축으로 키우는 초식 포유류 종들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살핀다. 또 호모사피엔스가 지구 곳곳으로 확산하는데 마지막 빙기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인류가 왜 현재의 간빙기에 들어서서야 정착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지 등을 들려준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지구과학적 설명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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