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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과도한 추미애 공방에 국가 기강마저 흔들릴까 걱정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지나치다. 이 때문에 온 나라가 ‘추미애 블랙홀’에 빠진 듯하다. 연일 계속되는 야당의 집요한 공세와 여당의 과도한 추 장관 감싸기로 국회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뿐이 아니다. 국방부의 어설픈 해명은 군의 기강 해이로 이어질 판이다. 국가권익위마저 정치권 눈치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럽다. 이러다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은 온통 추미애 일색이다.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은 오간 데 없다. 주어진 13분 내내 추 장관 비호 발언만 하다 끝난 김종민 의원 질의가 그 대표적이다. 오죽하면 같은 당 출신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정부질문은 정부 측과 일문일답이 원칙”이라고 경고를 했을까.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에 반박하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사안에 매달려 산적한 국정 현안과 민생을 내팽개칠 수는 없는 일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명은 군의 기강 해이를 불러올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 추 장관 아들이 전화로 휴가 연장을 신청한 것은 규정상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그 요지다. 물론 긴박하고 불가피한 상황에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규율이 엄격한 군에서는 거의 없는 경우다. 군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여기에 김태년 민주당 대표는 전화는 물론 카톡이나 메일로도 휴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카톡과 전화로 뚝딱 휴가를 요청하는 군대에 기강이 제대로 설 리 만무하다.

추 장관의 아들 검찰 수사와 장관직 수행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국가권익위의 입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수사에 대한 보고를 추 장관이 받지 않는 게 그 이유이나 납득이 어렵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인사권을 갖고 있다. 아무리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 검찰은 부담스럽다. 지난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는 해석과는 정 반대다. 위원장이 바뀌었다고 원칙이 달라지는 국가 기관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치닫는 초유의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챙겨야 할 화급한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의혹의 실체 여부는 검찰 수사에 맡기고 여야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 무엇보다 여당의 현명하고 원칙있는 대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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