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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길원옥 할머니 며느리, 유언장 올린 윤미향에 “상식아냐” 울분
윤 의원 검찰 기소에 “평화인권운동가로서 당당하고 멋진 삶 기억하고 싶어”
기소 발표 후 페이스북에 유언장 영상 올렸다가 삭제
며느리 조씨, “치매 상태 어머니 데리고 유언장이든 기부금이든 종용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며느리가 “나는 윤 의원처럼 반박할 줄도 모르고, 새벽에 어머니 영상 올릴 줄도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아니지 않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조 씨는 1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길원옥 할머니(92)의 며느리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밤 길원옥 할머니의 영상을 수 건 올린 데 대해 “어젯밤(지난 14일)에 페이스북에 그 영상을 다시 올렸던데 그게 옳은 거냐”며 이같이 발혔다.

길 할머니는 지난 2015년부터 경증 치매를 앓기 시작해 2016~2017년에는 중증 치매로 진행됐고 의사가 할머니가 판단력을 90% 가까이 진단했다는 게 조 씨의 설명이다. 그는 “어머니의 판단력 섰을 10%일 때 윤 의원이 어머니와 유언장 영상을 찍으셨겠냐”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서 치매 상태이신 어르신을 가지고 유언장을 제작해서 유튜브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전 이사장이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 상임대표를 지냈던 윤 의원은 기소 당일인 지난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길원옥 할머니의 유언장 영상을 비롯해 다수의 영상을 올렸다 삭제했다. 현재는 길 할머니가 재일 지난 2019년 2월께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하는 말씀이 담긴 영상을 빼고 모두 삭제된 상태다.

윤 의원은 길 할머니의 영상과 함께 “왜 갑자기 길 할머니 2017-2020년 영상을 공유하느냐고요? 할머니의 평화인권운동가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삶이 검찰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을 겪으며 제 벗들과 함께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여 검찰 기소에 항의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께 작성된 해당 유언장 영상에는 “나와 관련된 모든 일은 윤미향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께 길 할머니 아들 부부는 어떻게 자식들이 모르는 유언장이 있냐며 윤 의원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고 정의연 측은 그 다음날 해당 영상을 정의연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했다.

이에 대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대표 이종배)는 지난 6월 18일 “평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윤미향을 무서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길 할머니의 유언장이 강요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대검찰청에 수사의뢰서를 접수한 바 있다.

며느리 조씨는 ‘중증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속였다는 주장은 할머니들의 정신적 육체적 주체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윤 의원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기부금은 어머니 치매 상태에서 종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약 4개월 간의 검찰 수사 끝에 보조금관리법위반·사기 등 8개 혐의로 지난 14일 기소됐다. 특히 준사기 혐의가 적용돼 검찰이 치매를 앓는 길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윤 의원이 이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올리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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