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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 웹툰 작가들, 현실 사회 일면 반영한 공포물 속속 선보여
'공포물의 계절'은 없다
웹툰 '후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공포물은 무더운 여름의 상징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계절에 상관없이 호러 장르가 유행하고 있다.

영화에서 공포물도 2014~2016년 여름 개봉작이 6편이었다면, 2017년엔 4편, 2018년엔 3편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무더운 여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공포물 시장이 성장했다.

요즘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바로 현장에 있는듯, 생생함을 전하는 ‘리얼리티’라는 점이다. 독자나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호응을 유도하는 리얼리티 공포 콘텐츠들로 다변화되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리얼리티 공포물은 귀신이나 저승사자와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실제 현실에서 있을 법한 ‘리얼리티’ 형식으로 일상적인 소재와 익숙한 공간에서 나오는 공포감으로 불안한 현실과 극강의 공포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를 반영해 더욱 더 관심이 쏠린다. 웹툰, 드라마, 영화 모두 그렇다.

인기 웹툰 작가들이 최근 현실 사회의 일면을 반영한 공포물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웹툰 ‘마음의 소리’, ‘조의 영역’, ‘행성인간’ 등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1세대 웹툰 작가 조석은 최근 네이버웹툰에서 신작 ‘후기’를 공개했다.

작품은 가판 무료 배포 신문에 실린 연재 소설에 자신의 이름이 살인 사건 피해자로 실리면서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원룸 건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돼 현실적인 공포감을 선사한다. 조석 작가 특유의 섬뜩한 그림체와 음침한 분위기가 더해져 공포감은 배가된다.

실제로 웹툰 댓글창에는 “막 원룸을 자취를 시작한 저한테 이런 시련을 주냐” “문단속을 잘하자” “현실적인 공포다” 등의 감상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오싹하게 물들인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원작 웹툰 작가 김용키도 신작 ‘관계의 종말’을 선보였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작품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난 주인공 ‘규현’이 한 펜션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웹툰 '관계의 종말'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달리 시종일관 불쾌한 태도의 펜션 주인, 그리고 펜션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규현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작품은 전작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고시원’을 배경으로 보여준 극한의 공포감이 이번에는 ‘펜션’에서 재현될 것으로 예상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기괴한 캐릭터 간의 조화와 균형도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가족을 소재로 한 공포물도 있다. 네이버웹툰의 신작 ‘완벽한 가족’은 누가 봐도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 한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주인공 ‘선희’가 어머니에게 같은 반 친구 ‘경호’를 죽였다고 고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선희의 어머니는 당황하기 보다는 선희에게 괜찮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이다.

그리고 다음 날, 경호의 집이 불타서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작품은 누구보다 가까운 가족을 낯선 사람으로 그려내 묘한 공포감을 전한다. 동시에 ‘완벽주의’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꼬집어 눈길을 끈다.

웹툰 '완벽한 가족'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도 리얼리티 공포물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TV조선에서 6부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학교기담’은 ‘8년’, ‘오지 않는 아이’, ‘응보’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드라마로, 응보 고등학교에 얽힌 비밀과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다.

작품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인 ‘학교’를 배경으로 해 시청자들이 좀 더 쉽게 공포감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학교기담’ 제작진들은 드라마 방영에 앞서 “몇 차례에 걸친 답사를 통해 외관만으로도 공포심을 주는 학교를 섭외했고, 모두에게 익숙한 공간을 통해 스릴러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라며 작품이 선사하는 리얼리티 공포감을 자신했다.

‘14년간 사랑해온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면?’이라는 파격적인 화두를 던지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드라마도 있다. tvN 수목극 ‘악의 꽃’은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백희성(이준기 분)과 차지원(문채원 분)의 감성 추적극을 그린다. 드라마는 하나의 장르로 국한하지 않고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멜로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인기를 모은다. 특히, 과거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참혹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선이 소름 돋는 공포감을 형성한다. 매회 예상치 못한 섬뜩한 엔딩을 선보여 ‘엔딩 맛집’ 드라마로 평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개봉된 영화 ‘아무도 없다’도 현실적인 공포감을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다. ‘아무도 없다’는 도망쳐도 탈출할 수 없는 숲에서 자신을 납치한 살인마와 목숨 걸고 싸우는 여자의 사투를 그린 웰메이드 공포 스릴러. 어떤 범행의 동기와 목적도 없이 단순히 여자를 소유하고 파괴하고 싶은 살인마의 섬뜩함을 보여준다. 이유 없이 펼쳐지는 추격전이 최근 사회에서 일어나는 ‘보복 운전’ ‘스토킹’ ‘묻지마 살인’ 등 이미 일어난 범죄로 살인마에 대한 분노, 살아남기 위한 열망 등 여자의 복잡한 감정선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와 상황, 심리 등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공포물이 늦가을 시청자와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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