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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아도 올해 세금 그대로” 다주택 급매물, 내년까지 기다려야 [부동산360]
지금 팔아도 재산세 종부세 다 내야
내년 5월까지 띄엄띄엄 급매물
급매 가격 기준도 매수자와 매도자 서로 차이 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의 성과로 서초구 반포자이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가 최대 4억원까지 하락했다고 언급해 뭇매를 맞았다. 그 후 10일에는 페이스북에 “가격이 하락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국민과 시장에 알려드리기 위한 예시였다”고 해명했다.

실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 시장은 신고가 경신과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세금을 줄이기 위한 법인 혹은 다주택자발 급매물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시장에선 당장 연말까지 가격 조정을 가져올만큼 급매물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는 이가 적다. 가격도 보합 정도로 예상하는 이가 많다.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금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경. 최근 홍남기 부총리가 4억원이 떨어졌다고 언급했으나, 단 한건으로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헤럴드경제DB]
6월 1일부로 부과된 종부세, 지금 팔아도 11월 그대로 내야

부총리가 언급한 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업계는 “현재 수억원이 떨어진 급매물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어차피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집을 팔아도 그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급히 팔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반포자이 단지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 두 채 이상 아파트를 가진 이들은 세 부담에 한 채는 정리하고 싶어하지만, 어차피 올해 세금분이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년 5월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고가 아파트는 올해 5월에도 절세용 급매물이 여러건 소화되면서 반짝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6월 1일 기준으로 재산세와 종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그 직전 달에 값을 내려 판 매물이 속속 거래된 것이다.

당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76㎡(이하 전용면적)가 18억원 아래에도 거래됐다. 직전월보다 1억원 가량 떨어진 값이다. 문제는 그 이후 빠르게 값이 회복돼 지난달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실시돼 실거주 용도로만 매수가 가능한데도 22억2000만원 신고가에 팔렸다는 점이다. 매도자가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는 이유다.

강남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 가격에 대한 매도-매수자의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5월에도 아예 값이 안떨어진 곳도 있고 많아야 1~2억원 떨어지곤 했는데, 당시 급매물을 기다리는 이들은 부총리 말처럼 4~5억원이 하락한 매물을 원하더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으나, 일단 당장 급매물은 없고 내년 5월께까지 간혹 조금씩 떨어진 값에 매물이 나올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지난달 전용 129㎡가 48억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헤럴드경제DB]

아크로리버파크 129㎡ 48억원 또 신고가, 고가 아파트 가격 방향은

시장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 수십억원의 아파트도 최고가를 경신하는가 하면, 같은 단지 내에서도 수억원 가까이 매매가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8월 13일 129㎡가 48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는데, 이를 공급면적 3.3㎡당으로 환산하면 9500만원이 넘는다. 중대형도 3.3㎡당 1억원 턱밑에 오른 셈이다. 반면, 일주일 전인 6일 같은 규모 값은 40억원으로 그보다 8억5000만원이나 낮았다.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압구정 현대 7차 245㎡는 8월 14일 65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 52억5000만원보다 무려 12억5000만원이 오른값이다. 반면 같은 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4㎡는 지난달 20일 24층이 32억7000만원에 팔리며, 종전 최고가 35억원(6월13일, 20층)보다 2억3000만원이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거래 한,두건으로 시장 향방을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포자이의 경우도 같은 대형 면적이라 해도 선호 동이나 층에 따라 3~4억원 매매가 차이가 나기도 한다”면서 “한강 조망권이 있는 단지는 더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에 ‘강남 고가 아파트’로 묶어서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 공인중개업소들은 거래가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서초구 잠원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 모두 매물도 없고 매수 문의도 없는 관망·보합세로 돌아섰다”면서 “추석 전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초고가의 최고가 경신 등 상승 탄력은 줄어들 것이라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엔 7월보단 8월 거래가 줄고 최고가 경신도 중저가 아파트에 비해 덜 나타나는 등 미세한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 ‘부동산 360’은 부동산시장의 트렌드(Trend)와 이슈(Issue), 사람(People)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슈가 되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사안의 핵심과 이면을 다각도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읽는 ‘팁(TIP)’을 ‘부동산 360’ 코너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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