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붐유럽테마사(권오중·김진호 지음, 효형출판)=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의 이념 대립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만 진영이 내세우는 가치를 보면 헷갈린다는 이들이 많다. 이념은 자유주의가 등장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프랑스혁명 때 구체제를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수가 처음 등장하면서 이념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보수주의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 그는 프랑스 혁명가들이 정의를 가장해 보존되어야 할 가치와 전통을 파괴하는 것을 우려하며, 개혁의 명분 뒤에 도사린 전체주의를 경계했다. 유럽에서 진보는 자유주의나 보수주의, 사회주의 가릴 것 없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개념이다. 보수와 수구는 정치적으로 구분되는데, 보수가 건전한 윤리와 관습,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요구를 수용해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이념이라면, 수구는 어떤 변화도 수용하지 않는 개념이다. 유럽의 사회보장제도 도입에 앞장선 이들 역시 보수주의자들이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책은 르네상스 이후 절대적 중상주의의 등장과 이에 따른 부르주아 계층의 형성, 식민 제국주의와 산업혁명을 거치며 태동된 일련의 이념들을 한눈에 잡히게 설명해준다. 프랑스 혁명후 나타난 자유주의와 수구적 보수, 좌파와 우파는 무엇인지, 보수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는 어떤 맥락을 갖고 있는지 짚어준다.

▶빙글빙글 우주군(배명훈 지음, 자이언트북스)=최근 한국SF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문학풍토에 가능성을 제시해온 작가 배명훈이 여섯 번째 장편소설을 냈다. 2009년 지상최대의 타워형 도시 국가 빈스토크를 통해 현실을 풍자해온 ‘타워’를 시작으로, 우주에서 띄워보내는 사랑의 말 ‘청혼’, 우주시민들의 휴머니즘적 연대를 그린 ‘첫숨’, 고고심령학이란 학문을 창조, 서늘한 브레인게임을 보여준 ‘고고심령학자’ 등 SF의 지평을 확장해온 작가가 이번엔 두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지구의 얘기로 이끈다. 원래 태양과 팩맨 모양의 태양이 또 다른 태양이 하늘에 떠있는데, 우주공간으로 흩어지는 태양광의 일부를 두번째 태양이 지구쪽으로 반사하면서 더운 여름이 길어지는 사태가 이어진다. 크기를 점점 키워가는 두 번째 태양에 지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기밖의 일은 우주군의 몫으로 한국우주군은 이 기회에 정부예산을 받으려 모험을 감행한다. . 한편으로 화성 정착지에선 이상기류가 흐르는데, 비밀리에 지구로 귀순요청을 해오는 이가 있는가하면 반군군 잔당이 척결되기도 한다. 우주군 참모총장 등 여성 주인공들의 활약 등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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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야기(앤서니 애브니 지음, 이영아 옮김, 현암사)=별자리에는 그 당시 하늘을 바라보던 이들의 생각과 삶이 담겨 있다. 플레이이아데스성단에선 구슬을 던져 별을 만든 나바호족의 검은 신과 누이에게 살해당할 뻔한 아즈텍족의 태양신의 이야기가 전한다. 오리온자리에선 멸망한 인류를 되살린 마야족의 생명 신 이야기를,은하수를 영혼의 길로 들어가는 입구로 여긴 체로키족 등 고대인들은 밤하늘을 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오늘날 표준 별자리의 기반이 된 그리스 신화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십이지신이야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설화까지 밤하늘 여행길로 인도한다. 서양별자리는 수메르문명에서 유래해 그리스를 거쳐 2세기에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48개로 정리된다. 오늘날 표준별자리는 88개다. 서양별자리 이전에도 각 문화는 자신만의 별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별자리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지만 어떤 별자리는 여전히 전한다. 천문고고학자인 저자는 별자리에서 기후와 자연환경, 문화와 종교는 물론 천체가 지리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 읽어낸다. 오늘날 표준 별자리의 기반이 된 그리스 신화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십이지신이야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설화까지 밤하늘 여행길로 인도한다. 서양별자리는 수메르문명에서 유래해 그리스를 거쳐 2세기에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48개로 정리된다. 오늘날 표준별자리는 88개다. 서양별자리 이전에도 각 문화는 자신만의 별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별자리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지만 어떤 별자리는 여전히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