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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시급한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의 환경변화에서 우리는 언택트 시대에 잘 적응해 오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는 못하고 있다. 2020년 전반기 교육은 장기적인 대책 없이 전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된 상태다. 당연히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교육의 질, 충실도, 효과는 낮을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불만은 대학 등록금 반환요구로 이어지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인 듯하면서도 아쉬움을 들게 한다. 우리나라의 온라인교육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잘 진행돼왔다. 1972년에 시작된 방송통신대학은 현재와 비교하면 IT기술이 전무한 환경에서도 통신교육을 통해서 대학교육을 시작했고 같은 시기에 시작한 교육방송은 초·중·고 교육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00년대부터 시작된 디지털대학교를 포함해 탄탄한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비대면 교육의 문제가 단순히 기술적인 것으로 치부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교육방법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교육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과 질문은 2010년 발표된 논문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뇌 활동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시연으로 학생의 뇌 활동을 지속적으로 1주일간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논문이 의도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TV를 시청할 때에는 뇌 활동은 쉬는 상태로 잠잠했을 뿐 아니라 학생이 수업을 듣는 시간 중에도 뇌 활동이 TV를 볼 때와 같이 잠잠했다. 이러한 것은 수업이 온라인 형태로 이뤄지나 대면형태로 이뤄지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지난 2000여년간 유지돼오던 대학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 방법에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교육이 한 방향의 전달이 아닌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쌍방향의 교육방법은 20세기 말 하버드대학 물리학과 에릭 마주르 교수에 의해 시작됐다. 그가 주창 ‘flipped 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이 아닌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자기 주도형 교육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 IT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강의형 교육을 넘어서서 강의는 온라인을 활용하고,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에듀케이션 3.0’이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교육방법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고, 100%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에듀케이션 4.0까지 나오고 있다. 분명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방법이고 비대면교육 상황에 더 적합한 교육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교육방법으로의 전환에는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방식은 기존의 강의식 교육방식보다 2~4배 더 많은 자원과 준비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어 당장 다가오는 가을학기부터라도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육을 담당하는 개개인뿐 아니라 대학과 교육부의 교육방법 개선을 위한 노력과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희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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