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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스운용, 강남 오피스 잇단 매수…두산건설 사옥도 품나
차순위협상자로 협상 테이블에
국민연금 등 블라인드펀드 활용
두산건설 우선매수권 변수될수도

국내 최대의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잇따라 서울 강남 권역 오피스빌딩 매입에 나서고 있다.

강남 권역의 부동산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 모집의 부담을 높이고 있지만, 이지스운용의 경우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미리 실탄을 확보해둔 터라 보다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 인수를 위해 매도자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입찰 결과 신생 부동산 운용사인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지만, 자금조달 측면에서 매도자 측이 제시한 일정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이지스운용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상황이다.

두산건설 사옥은 전체 연면적 3만9874㎡(약 1만2060평)의 건물로, 이중 하나대체운용 보유 지분이 거래 대상이다. 현재 두산건설 사옥은 하나대체운용이 79.95%,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이 20.05%를 보유하고 있다.

블루코브자산운용은 3.3㎡당 약 2700만원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토대로 추산한 거래 대상 지분의 가격은 2600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이지스운용이 무난히 거래를 종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출자받아 조성한 4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가 이번 거래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해외투자가 제한되고, 대신 강남 우량 오피스로 수요가 몰려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우량 자산이라 해도 단일 자산 투자를 위해 새로 펀딩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지스운용과 같은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매수자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있다. 두산건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다.

지난 2013년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두산건설 사옥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두산건설이 이 건물의 소유주였다. 당시 일산 위브더제니스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및 회사채 만기에 쫓기던 두산건설은 2028년까지 15년간 건물 80%를 책임 임차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건물을 매각했다. 대신 6년 뒤인 올해부터는 건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받았다. 협상에 나선 원매자가 제시한 가격보다 5% 높은 가격이기만 하면 된다.

다만 두산건설이 최근 대우산업개발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터라 수천억원이 수반되는 사옥 인수 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지스운용이 두산건설 사옥 인수에 성공한다면, 강남권역 오피스 거래 시장 내 입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지스운용은 지난달 케이리츠투자운용이 보유하고 있던 역삼 위워크타워(선릉 1호점)를 인수했고,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자리한 더피나클강남의 출자자를 교체하는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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