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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미의 현장에서] ‘같은 영세업자인데’…프랜차이즈의 눈물

“2층짜리 개인 카페는 버젓이 매장 손님 받는데 10평 프랜차이즈는 포장·배달만 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

최근 전화통화한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정부가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수도권 지역 프랜차이즈 카페에 ‘매장 내 취식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점주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데 공감하며 영업 제한에 동참하고 있는데, 북적대는 개인 카페 등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서울 근교의 일부 대형 카페는 여전히 매장 이용객들로 붐볐다. 특히 야외 좌석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길어진 ‘집콕’생활에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나온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였다. 이 같은 온도 차에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코로나가 개인 카페는 피해 가나 보다’는 자조 섞인 글도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정부는 7일부터 매장 내 취식이 불가한 외식업종을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일주일 연장하면서 방역수칙을 확대 적용하는 일환이다. 앞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 대해서만 매장 내 취식을 금지했다가 기존 이용객들이 카페 형태의 제과점 등에 몰리자 보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강화된 영업 제한 조치 역시 프랜차이즈만을 향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중엔 점포를 두세 곳씩 운영하는 일부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계형 점주들이다. 하지만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을 중단한 노래연습장과 뷔페·PC방 등 외 이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실제 밀집도 등을 떠나 단순히 프랜차이즈형 카페나 제과점에 한정해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 아니냐’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그 사이 카공족들은 패스트푸드점과 개인 카페로 몰리고 있다. 음식점과 술집은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이 몰려도 영업시간만 오후 9시를 넘기지 않으면 된다.

당국의 ‘탁상행정’에 더해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더 허탈하게 하는 건 느슨해진 시민들의 위기의식이다.

지난 주말 사이 몇 장의 여의도 한강공원 사진이 온라인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돗자리를 챙겨나온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무색할 만큼 다닥다닥 붙어 앉아 휴식을 즐겼다. 곳곳에선 단체 술판이 벌어졌다. 야외라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사진 아래 한 점주는 이런 글을 남겼다. “누군가의 부주의 때문에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 싶어 서글퍼지네요. 오늘도 잠을 못 이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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