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ARS·P플랜 등 회생제도 업고 기사회생한 감마누·동아탱커
대형 로펌 ‘구조조정 딜’ 성공 사례

국내 구조조정 자문 전문가들이 전에 없던 딜 구조를 성사시키며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사례가 누적되고 있다. 아직 구조조정 투자 시장이 그 규모나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은 있지만, 매력은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최근에는 법무법인 광장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던 전자부품 전문업체 감마누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청구소송 결과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며 코스닥 상장사 지위를 복구시킨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회생절차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감마누는 지난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는데, 부여받은 6개월의 개선기간 중 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2018년 9월 상폐가 확정됐다. 그런데 같은해 10월, 한창 진행되던 정리매매가 감마누 측이 제기했던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중단됐다. 감마누는 8월부터 회생절차를 신청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결국 이를 통해 의견거절의 원인이었던 우발채무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이 고려됐다.

광장의 이완식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는 “회생절차가 늦어지면서 거래소가 정한 시정기간 내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지만, 법원은 상황에 따라 거래소가 시정기간에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감마누 사례 이후, 의견거절을 해소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투자자를 보호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부품장비 제조업체 EMW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EMW는 지난 2018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는데, 상폐 사유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끝에 거래소가 부여한 개선기간을 한 달 남기고 P플랜으로 회생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EMW는 태평양의 자문에 힘입어 회생사건 중 최단기간 내 인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결국 EMW는 지난달 형식적 상폐 사유를 해소했고 현재 거래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복잡한 회생 M&A 해결 사례도 누적=법무법인 세종의 경우 최근 마무리된 동아탱커 매각 건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냈다. 일반 회생기업 M&A의 경우 회사를 인수한 이후 채무조정과 주식 출자전환 등 절차를 거쳐 마무리된다. 하지만 통아탱커의 경우에는 회생절차의 영향을 받지 않는 SPC가 선박들을 다수 소유하고 있었다. 실제 동아탱커가 사용하는 선박이니 동아탱커는 해당 SPC들에 대해서도 회생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법무법인 세종의 최복기 변호사(연수원 30기)는 “회생절차 내 M&A와 더불어 SPC와 관련한 선박금융 채권자들과의 개별적 협상까지 풀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았던 딜”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동아탱커는 새 주인을 찾았고, 회생절차로 선박금융 관련 비용을 줄인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ARS·P플랜·패스트트랙 등…회생 지원 제도 안착=지난해에는 율촌의 자문을 받았던 국내 첫 민간 여성 전문병원 제일병원이 의료법인으로선 처음으로 자율구조조정(ARS) 제도를 이용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주목 받았다. ARS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한 기간에 종전처럼 영업하면서 채무자와 채권자가 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하는 제도다. 협상이 타결되면 회생신청이 취하돼 회사 입장에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일병원의 경우 결국 회생절차에 돌입했지만, 지난해 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지난 5월 다시 문을 열었다.

보다 앞서 김앤장은 지난 2018년, 양평TPC골프장을 운영하는 대지개발의 회생과 매각에 자문했는데, P플랜과 신규자금 대출(DIP파이낸싱), 스토킹호스 M&A를 모두 활용한 첫 사례였다.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할 때 반환해야 할 입회비를 DIP파이낸싱을 통해 확보하고, 대중제 전환 이후 개선된 현금흐름으로 DIP파이낸싱 이자를 상환했으며, 이후 기업 정상화로 금리를 낮췄다. 정진영 변호사(연수원 15기)는 “골프장 운영사와 기존 회원제 고객, DIP파이낸싱 투자자 모두 ‘윈윈’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최준선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