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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집단휴진 속 전공의·교수 간 ‘연대’… 단체행동 장기화 조짐 ‘촉각’
정부-의료계, ‘강대강’ 맞서며 파업 장기화 조짐
전공의 69%, 파업에 참여…8800명 중 6000명
전공의·교수, ‘연대’ 통한 ‘의료공백’ 최소화 노력도
지난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앞에서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까지 사흘간 ‘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들어갔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정부의 의료 정책 강행에 맞서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한 대학병원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이 28일로 8일째를 맞았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집단 휴진도 이날로 3일째가 되면서 곳곳에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대 교수들도 전공의들의 뜻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정부 역시 명확한 정책 철회의 뜻을 보이지 않으면서 전공의들의 단체 행동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전날부터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내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 전원이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165개 병원의 전공의 8825명 중 69%에 달하는 607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의협의 경우 이날을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마지막날로 예고했지만,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수도권 응급실 전공의 등에 대한 고발 의사를 비추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사태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정오 기준 총파업 등을 이유로 휴진한 동네 의원은 3만2787곳 중 2926곳(휴진율 8.9%)으로, 파업 첫날인지난 26일 같은 시간(10.8%)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전공의들과 대학 교수 사이 ‘연대’를 통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한 대학병원 소속 2년 차 전공의(레지던트) A씨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는 환자의 생명을 교수님께 부탁드리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며 “기본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전자의무기록) 사용법과, 환자에 대한 내용 등을 다 인계장 식으로 하나하나 안내해 드렸고, 감사하게도 교수님들께서 현재 저희 대신 당직을 서고 계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 소속 1년차 전공의(레지던트) B씨도 “현재 저를 포함해 과(科) 전원이 사직서를 썼다”며 “교수님들께서 많이 애써 주시고 계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몰라 병원 근처에서 대기 중이긴 한데, 교수님들께서 ‘상황이 급하니 돌아오라’는 연락을 주실 줄 알았는데, 그런 연락은 없었다”며 “교수님께 환자에 대한 내용도 한 분 한 분 붙잡고 개인 과외처럼 상세히 알려드리고 메일로도 다시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의과대학 교수들 역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제자들의 단체 행동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안철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아이들이 이렇게 상처받아야 할 상황이 아닌데 지금 그런 상황이 돼 버렸다”며 “실제 일선에서 환자를 제일 많이 보고 있는 의사들 입장에선 전공의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전공의들이 환자의 생명을 내팽개쳤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전공의들이 그렇게까지 나가기 위해 저희들에게 사과할 필요 없는 내용까지 사과하고 나갔다”며 “전공의들이 나가는 날 새벽 6시까지 자기 업무 다 하고, 인계까지 다 해 주고 나갔다. 그 전날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거 다 해 줬고, 미리 이렇게 해 주시면 좋겠다고 의견까지 다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돌아오라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의대생의 집단 행동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다음날 아주대·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의료계 파업 지지 성명을 냈다.

지난 27일 오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소속 전국 40개 의대 학장, 병원장 등도 성명서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대 학장들, 병원장들은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의대생들을 교육 현장으로 되돌려 놓을 것을 (정부에)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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