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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디지털 뉴딜, 개방형 혁신이 답이다

잠잠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간신히 살아나던 소비, 유통, 관광 등 내수를 책임지는 산업들이 다시 움츠러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을 극복하고 방역과 안전, 경제 살리기를 함께 병행해야 하는 정부와 공공부문의 역할과 고민이 무거운 시점이다.

14세기 페스트(흑사병)의 확산이 유럽 봉건 영주 시대의 종식과 도시경제 발달을 촉진했듯이 돌이켜 보면 모든 위기는 그 이면에 혁신의 기회들을 동반하고 찾아왔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확산은 홈교육, 홈술족, 홈무비 등 집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홈코노미(Home+Economy)를 정착시켰다.

우리 프로야구의 무관중 경기 실시는 오히려 야구의 본고장 미국인들까지 KBO리그의 시청자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일본에 비해 재택근무 비율이 현저히 낮았던 우리 업무 환경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뉴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여기서 공공부문이 단순 지원 기능 이상의 주도적인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프랑스 우정공사 ‘라 포스트(La Poste)’는 상시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드론 활용 신문 배달, 온라인 화물 배송 시스템 등 자체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스웨덴도 혁신청이 주도한 민관 협력 체제하에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만들었다. 과거 산업시대의 뉴딜 정책이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이었다면, 오늘날의 디지털 뉴딜은 민간부문과의 개방형 혁신 창출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청은 지자체 중 처음으로 스타트업들과 직접 협력하여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필요한 구민 서비스 개발과 행정 혁신 실험에 팔을 걷고 나섰다.

포인트 보상을 통한 친환경 폐기물 수거 솔루션, 챗봇을 통한 비대면 민원 대응, 상습 정체에 대응하는 스마트 교통 체제 등 현장에 필요한 혁신 기술을 스타트업들과 함께 실험하고 검증한다.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가들은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하고, 공공은 검증된 혁신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

무역협회도 우리 수출입업계의 혁신과 디지털화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달 협회 창립 74주년 행사에서는 물류 풀필먼트(fullfillment) 서비스, 비대면 해외송금 서비스, B2B 법률서비스 플랫폼 등 무역업계를 혁신할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정부, 수출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하반기에 무역협회와 수출입기업의 업무에 자사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서비스할 기회를 얻으며 새로운 윈윈(win-win) 사례를 만들 예정이다.

발상을 전환해보면 공공부문은 무궁무진한 혁신과제들이 잠재해 있고 민간 부문 혁신을 안전하게 실험할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줄 수 있다.

디지털 뉴딜의 시대, 우리나라 공공부문이 세계를 선도할 언택트 산업을 키워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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