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주춤하고 있다. 논란 초기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에 대한 침묵이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통합당 지도부가 뒤늦게 ‘선 긋기’에 나섰지만 당내서는 “이번 기회에 극우세력과의 결별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정책 좌클릭’, ‘호남 끌어들이기’에 주력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이 중도층 외연확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분류되는 극우인사들에 대한 선 긋기에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 집회를 고리로 ‘재확산 책임론’을 퍼붓고, 전 목사에 이어 차명진 전 의원,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의 확진 소식이 속속 전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한 경찰관에 “내가 국회의원 3번 했다”며 승강이를 벌인 것도 논란이 됐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은 “감염 자체는 이전에 된 것이라고 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집회를 강행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전 목사가 확진 후 웃으며 구급차를 탄 사진이 나왔을 때라도 빠르게 비판 입장을 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통합당 지지율은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뇌관’으로 지목된 후 상승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정농단 이후 46개월만에 민주당을 앞질렀던 지지율 역시 한 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또 다른 통합당 의원은 “그동안의 지지율 상승은 부동산 등 민주당이 워낙 못한데 대한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며 “이젠 결산국회, 9월 정기국회에서 지속적으로 정책투쟁을 이어가며 ‘실력’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차례”라고 강조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