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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市공무원 육아휴직 ‘5명중 1명 남성’
서울시 작년 281명 중 62명
“업무 외면…상사에 찍힌다”
보수적 공직사회 풍토 여전

사직서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육아휴직서를 쓰는 용감한(?) 아빠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육아휴직자 5명 중 1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구청 제외) 육아휴직 대상은 2050명이지만 육아휴직률은 13.7%에 그쳤다. 육아휴직을 한 공무원은 총 281명이며 이중 남성 공무원은 62명으로 육아휴직비율이 22.1%에 달했다.

육아 휴직자 중 남성 공무원 비율은 2016년 12.6%, 2017년 16.7%, 2018년 18.1%로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20%대로 뛰었다. 반면 육아휴직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17년 83.3%에서 2018년 81.9%, 2019년 77.9%로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공직 사회 내부에서는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남성의 육아휴직을 껄끄럽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직장 내 분위기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한 공무원은 “남성들이 업무를 외면하고 육아휴직을 쓴다면 상사나 동료들에게 찍히는 건 당연하다”며 “육아를 핑계 삼아 집에서 쉰다면 승진은 포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다녀온 공무원들도 할 말은 많다. 육아휴직 이후 복직한 한 공무원은 “휴직 기간에 주변에서 ‘집에서 노니 부럽다’고들 하지만 이건 육아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소리”라며 “지금 받는 월급을 준다고 해도 다시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그는 “비록 승진과 맞바꿨지만 내 아이와 함께 있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육아는 여성만의 몫이 아니며 남성의 육아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기본적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요즘 사회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에서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0명 중 9명 정도(88.4%)가 아빠들이 육아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서 남성의 육아 참여 수준이 어떠한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1.4%가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10명 중 2명 정도(19.1%)만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바라봤으며, 남성들의 육아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는 평가(4.7%)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녀 불문하고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자녀 양육을 위해 남성의 재택근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최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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