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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스닥 첫 11000…자산, 브레이크 없는 질주
美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현금 갖고 있으면 불리한 상황
‘인위적 인플레’ 부채부담 경감
연준의 ‘금융억압정책’ 분석도
코스피 장중 2360선 돌파
7일 코스피가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위쪽). 미국 나스닥 지수가 지난 6월10일(현지시간) 꿈의 ‘1만 고지’에 넘어선 지 40거래일 만인 6일 1만1000선을 돌파했다. 이날도 거침없는 랠리 끝에 7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최근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사회적 거리와 보호장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습. [연합·AP]

수중에 6억원이 있다. 4억원을 대출받아 10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40%가 된다. 어느날 집값이 20억원으로 뛰면 어떻게 될까. 200%가 넘게 되고 부채 비율은 어느새 20%로 떨어진다.

가격이 상승해 부채를 녹여버리는게 자산 인플레이션의 마법이다. 물론 반대로 집값이 5억원이 된다면 부채비율이 80%로 불어난다. 이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위력이다.

미국마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도래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는 0~0.25%이고, 10년 국재 금리도 0.55%로 분명 ‘플러스’ 영역이다. 하지만 실질금리는 다르다. 이미 실질금리 수준을 보여주는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10년) 금리는 -1% 선을 뚫고 내려갔다. ▶관련기사 3면

연준은 ‘인플레 봉인’ 해제로,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그동안 2%를 타깃으로 맞춰왔던 물가목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 이를 넘어서더라도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다. 연준은 이미 시행 중인 유럽을 볼 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용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대신 물가를 올려 경기 부양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명목금리가 제로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세가 높아지면 실질금리의 마이너스폭은 더 커지게 된다.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 돈이 갈 곳은 자산시장 뿐이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일(현지시간) 1% 오르며 사상 최초인 1만1000선도 가뿐히 돌파했다.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고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화폐가치 하락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면서도 현금흐름이 전혀 없는 게 치명적 단점이던 금은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진입하면서 사실상 최선호 자산이 됐다. 증시가 폭락해도 금의 가치는 오히려 빛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연준이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정책을 본격화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억압은 중앙은행이 저금리 및 양적완화 등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인플레를 유발해 부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가리킨다. 코로나19로 정부와 개인의 부채가 폭증하는 가운데 앞서 든 비유처럼 자산 인플레를 통한 부채 희석화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이같은 개입이 지속되면 시장의 왜곡은 지속되고 결국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자산가와 일반 근로소득자 사이의 부의 격차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수익에 목마른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쏠림 현상이 짙어져 시장 충격시 파산의 위기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저물가·저금리 전망을 감안할 경우 연준의 자산 확대와 정부부채 증가로 귀결되는 현 정책대응은 지속될 것”이라며 “통화를 통한 재정지출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하고 물가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히 검토될 것이며, 금융억압은 암묵적으로 시행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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