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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 러·터키 “외교적 해결”…뒤에선 군사 훈련 및 지원
푸틴·에르도안, 전화통화로 “외교 통한 평화 해결” 한 목소리
터키, 아제르바이잔과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 시행 예정
러시아, 南 캅카스 관할 군부대 비상훈련 명령
(우측부터)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크렘린 제공]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최근 발생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무력 충돌에 대해 두 국가를 각각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가 앞으론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군사 훈련 강화와 병력 증강 등을 통해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발생 중인 긴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해당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해선 외교를 통한 협상이 유일한 방법이란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 발생을 방지하는 실제 행동이 중요하다”며 “양측 모두 평화적 방법으로만 분쟁 상황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정치, 외교적 해결 이외엔 대안이 없다”고 했다.

앞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국경에서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제작=신동윤 기자]

캅카스 지역의 옛 소련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코-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영유권 문제로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분쟁을 겪었다. 소련 붕괴 과정에서 이 지역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1991년 독립공화국을 선포하자 이들을 지원하는 아르메니아와 독립을 저지하려는 아제르바이잔 간 전쟁이 일어나 약 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인구의 90%가 튀르크 계열인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와 군사·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다.

러시아와 터키 정상이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냈지만, 실제 캅카스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간 군사 협력 협정에 따라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육군과 공군이 참여하는 이번 훈련에는 병력 이외에 포병 전력, 항공 장비가 대규모로 동원될 예정이다.

앞서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에 무인기와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또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아르메니아는 그들이 한 일에 대해 대가를 치르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아제르바이잔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발생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의 교전 모습. 아르메니아 병사가 전선에 위치한 참호에서 이동하는 모습. [AP]

러시아도 지난 17일 남부 캅카스 지역을 관할하는 남부 및 서부 군관구 지역 군부대들에 비상훈련을 명령하기도 했다.

해당 훈련에는 14만9000여명의 병력과 2만6000대 이상의 지상 무기 및 군사장비, 410여대의 공군기, 100여대의 군함 등이 동원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상훈련 명령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의 교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시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갈등이 최근 밀월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간의 사이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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