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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집중하다 행정수도 ‘뒤통수’ 맞았다”…통합당 찬반 내분 ‘속앓이’
주호영 “세종시 발전은 찬성”…충청 표심 염두에 둔 듯
행정수도 이전, 국민 53.9%·충청권 66.1% ‘찬성’
당내서도 찬성론 솔솔…“야권 분열” 우려 목소리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에서 현안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띄운 ‘행정수도 이전’ 카드가 정국의 블랙홀로 급부상하면서 미래통합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식 입장은 “부동산 민심 악화를 돌파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며 반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당내서는 “방향성에 동의한다” “오히려 우리가 치고나가야 한다”는 개별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당내 일각서는 “부동산(정책 실패 부각)에 집중하다 (민주당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3일 MBC라디오에서 “우리 당의 입장은 위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행정수도 이전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국회까지 내려가는 행정수도 이전은 서울에 있는 외국공관까지 이전하는 커다란 문제다. 더 신중하게 많은 영향을 종합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종시 자체가 자족도시가 되도록 돕는 것은 행정수도 이전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세종시 발전에는 저희도 동의한다”고 했다. 또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정부 질문에서 언급한 ‘국회 분원’ 설치에 대해서도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필요하면 세종시에서 상임위 회의를 하는 것에 대해 논의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대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세종시 활성화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전국구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절반 이상인 53.9%가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충청권의 찬성 응답은 66.1%에 달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당내 최다선이자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의원이 “방향성에 동의한다”고 동조한 데 이어 ‘보수 잠룡’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나섰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지역 균형발전 논의를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당내 분열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크다.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논의의 핵심은 부동산 정책 실패가 돼야지, 행정수도 이전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영혼 없이 던진 수도 이전론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수도 이전 문제는 법적 문제와 실효성 등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닌데 지금 덜렁 갖고 와서 논의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민주당의 진의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우리끼리 하니 마니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심재철 전 원내대표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국면전환용을 비롯해 통합당 분열촉진용 등 다목적용”이라며 “과거 논란 때 충청권의 찬성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통합당 내부의 분열을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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