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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 불황용 금· 호황용 구리, 가격동행 왜?
코로나19 불안
경기회복 기대
달러약세 효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불황 때 주목받는 금과, 호황 때 인기 높은 구리 가격이 최근 동시에 상승세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인데다 시중에 풀린 현금이 워낙 많아 성격이 다른 두 자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802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은 전날 대비 0.7% 올라 온스당 1814.10 달러에 마감했다. 경기선행지표로 꼽히는 구리는 지난 10일 런던거래소(LME)에서 톤당 6425.5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통상 경기가 어려우면 안전자산인 금에 수요가 쏠려 가격이 오르고, 위험자산인 구리는 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두 자산 가격은 지난 3월 동반 폭락했다가 이후 동반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구리가격은 지난 2월 17일 톤당 5800달러에서 지난 3월 23일 4617.5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금 역시 온스당 1480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미국의 달러약세 속에서 두 자산 가격은 지난 4월부터 가파르게 반등했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경기가 회복하기 시작할 때 금과 구리가격이 동반상승했다”며 “구리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에 따라 올랐다면, 금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안화와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오르게 됐다”고 풀이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비철금속 중에서도 구리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 구리는 가장 투기적 수요의 영향을 받는 원자재”라며 “중국이 다소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구리가 대거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기적 수요에 따른 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물경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회복 기대감과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물 수급의 변수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업체인 칠레의 국영기업 ‘코델코’는 최근 코로나19로 일부 조업을 중단하고 교대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구리 수요국인 중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구리를 원자재로 한 산업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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