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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과 ‘사회적 임팩트’에 꽂힌 김동연, 그의 48시간을 따라가봤다
8일 부산 부경대에서 두번째 영·리해 프로그램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 강연에 귀 기울여
부산 지역 CEO 30명과 함께 젊은 목소리 경청
김 전 부총리 “선(善)한 영향력이 사회적 임팩트”
9일엔 통영 굴수협에서 어민들과 어촌계 간담회
어촌 혁신 위한 소통 나서…“작은실천이 곧 혁신”

지난 8일 부경대에서 진행된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의 영·리해 프로그램에 앞서 김동연 전 부총리가 부산지역 기업 대표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건욱PD]

[헤럴드경제(부산·통영)=김영상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얼마전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그는 두가지에 꽂혀있는 듯 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야의 출마 러브콜을 사양한채 정치에 거리를 두고있는 그의 일상이 궁금해 연락했더니 요즘 본인이 하는 일이 따로 있단다. “최근 ‘혁신’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임팩트(Impact)에 큰 가치를 두고 있어요.”

김 전 부총리는 올해초 비영리 사단기업인 ‘유쾌한 반란(이하 쾌란)’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유쾌한 반란이라는 뜻은 ‘우리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그동한 형성된 우리의 틀을 뒤집고 사회의 문제에 적극 부딪치는 것’이다.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좀더 좋은 주변환경을 위해, 생활 속 더 나은 집단지성 공유를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스스로 하고 싶어서 (반란을 꾀)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유쾌한 반란’이다.

김 전 부총리는 사단법인 설립후 법인의 설립취지 중 하나인 ‘혁신’의 전도사에 나섰다. 농촌을 찾아다니며 젊은 농부들을 만났고, 농촌 체험과 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혁신의 출발을 농업에서부터 시작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혁신이 더딘 분야여서 먼저 발화(發火)를 해보자는 뜻도 있지만, 생명과학이자 미래산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농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둥이 돼야 한다고 믿는 그는 그래서 농업현장에 ‘혁신’을 구현하는 일부터 손을 보태기로 했단다. 앞서 그가 보성, 해남, 고흥, 강진, 장성, 임실, 논산, 대구, 경산 등지를 찾아 젊은 농부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농업현장에 혁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탐색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의 또다른 관심사는 사회적 임팩트(Impact)다. 사회적 임팩트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출(CSV)보다 한층 강력한 개념으로, 사회적으로 선(善)한 영향력을 창출하는 기업과 그 정신을 뜻한다. CSR, CSV 보다 한차원 높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런 ‘시너지형 가치’에 김 전 부총리의 시선이 쏠려 있는 것이다. “사회적 임팩트, 나아가 사회적 임팩트기업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자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진 젊은 기업인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곤 하는데, 이들을 도와주면서 소통하는 게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가치 창출의 방향이라고 확신합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에 ‘영·리해’라는 유쾌한반란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젊다는 의미의 ‘영(Young)’과 Understand의 ‘이해’를 합성한 말로, 세대 간 소통을 거꾸로 해보자는 취지였다. ‘영·리해’ 프로그램은 지난 5월24일 처음으로 열렸고, 여기서 콘텐츠와 광고, 미디어 삼박자 사업을 하는 ㈜쿠캣의 이문주 대표가 강연을 했다. 서른을 갓 넘긴 청년인 그는 레시피 채널 구독자 3200만명을 일군 유능한 기업가로, 이날 첫 사업모델인 ‘오늘은 뭐 먹지?’라는 제목의 동영상 소개를 시작으로 자신의 꿈과 경험, 성공과 좌절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평소 얘기를 하는데 익숙한 대기업, 중소기업,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청중 25명도 이날만큼은 이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젊은 기업인, 스토리가 있는 젊은 사업가에게 겸허하게 듣고 배우는 것, 이게 소통이고 사회적 임팩트를 극대화하는 길입니다.”

그런 김 전 부총리가 또다시 ‘영·리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지난 8일 부경대학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영리해 간담회를 통해서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는 강의를 했고, 부산 지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강연을 들었다. 김 전 부총리는 다음날인 9일 통영으로 달려가 어촌계 간담회를 가졌다. 통영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하 굴수협)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직접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김 전 부총리는 농촌지역 방문을 통해 혁신을 강조해왔는데, 이번에는 어촌에서 ‘혁신’을 주제로 어민과의 스킨십에 나선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7월 들어 부산, 경남에서의 생활속 현장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부경대 산학협동 기업 강연을 했고, 2일에는 밀양 산내면 스마트 창조위원회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3일에는 진주 장생도라지농장 및 경남농업기술원에서 강연 및 간담회를 했고, 7일에는 부산·경남 소상공인연합회 대표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전 부총리는 10일에는 부산 기장 어촌계 간담회, 13일에는 부산 공동어시장 및 저인망기선선주조합 간담회를 갖는다. 촘촘하고도 숨가쁜 스케줄이다. 이런 김 전 부총리의 8일~9일 이틀 행보를 따라가봤다. 부산과 통영의 일정이었다.

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차기 야권 대선주자와 관련해 “당 밖에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 “비(非)호남 출신이자 대선 도전 경험이 없는 인물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부총리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린 바 있다. 그래서인지 김 전 부총리의 행보엔 일부 중앙 및 지역기자들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정치권과 세간에서 거론되는 얘기들이야 알 길이 없지만, 다만 오랜 공직을 마감한후 생활속의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 변화에 일조하고 싶다는 그의 ‘진정성’은 그의 이틀간 행보에서 물씬 풍겼다. (이 기사는 현장 동영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부경대에서 진행된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의 영·리해 프로그램에 앞서 김동연 전 부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건욱PD]

▶영·리해 간담회, 김동연 “젊은이들의 희망, 꿈, 좌절과 용기 경청하는게 소통”=지난 8일 오후 4시. 부산 지역의 기업가들이 부경대 창업카페에 모였다. 이곳에선 사단법인 쾌란이 두번째로 진행한 영·리해 프로그램이 열렸다. 양산의 한 자동차부품 회사 대표, 부산 지역 무역업체 대표 등 CEO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들과 만나 담소를 나눴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엔 손민수 부산여행특공대 대표가 특강을 진행했다. 6·25전쟁 후 피란민의 척박한 삶과 연결돼 있는 부산 산동네. 그 산복도로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추억과 서민 삶의 공감스토리를 불어넣어 부산 대표 여행지로 만든 손 대표는 ‘산복도로 꿈 여행자 〈손반장〉’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손 대표는 “사람들에게 산복도로를 여행하게 만들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야야, 누가 산복도로를 돈주고 보겠노?”라고 하셨다”며 “부끄러운 곳이 아니라 스토리를 결합한 부산만의 자랑인 곳(여행지)으로 기획하면 되겠다는 확신은 있었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런 열정과 희망, 한때의 좌절과 어려움 얘기가 나오자 김 전 부총리나 CEO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사회가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어른이 경험을 강조하는 것보다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경청해야 진정한 소통이 이뤄진다는 뜻에서 오늘 프로그램이 생긴 것이며, 이 공감과 소통이 중요한 것은 사회적 타협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에 사회적 타협이 있어야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의견이 다른 사람, 다른 편이라고 여겨지는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우리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유효한 작은실천 중 하나”라고 프로그램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행사 및 강연 동영상. [이건욱PD]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를 그만두고 그동안 공직이나 대학, 민간, 정치권에서 각종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사회구조적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며 성찰하는 데만 주력했다. 현실적인 정책문제도 직전 부총리로서 얘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봐 일체 얘기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왔다. 김 전 부총리는 퇴임후 1년반 정도 지방의 여러 곳의 삶의 현장을 다녔고, 생각이 달라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협력, 상생하려는 의지와 실천 속에서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가 생활 속 작은 실천,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굳힌 계기가 됐다. 김 전 부총리는 영·리해 두번째 특강 프로그램에서 “작은 성과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게 중요하다”며 “오늘 현장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여기에 참석하신 분들이고, 여기 계신 분들의 소리가 많이 알려져야 우리 사회가 좀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굴수협서 ‘어촌 혁신’을 경청하다=9일 오후 3시30분. 김 전 부총리는 통영 굴수하식수협에 도착했다. 이날 굴수협에선 ‘김동연 전 부총리와 함께 ‘어촌의 유쾌한 반란’-굴 양식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현안사항에 대한 토론’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지홍태 굴수협 조합장 및 현지 어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하면서 어촌 혁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실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때 늘 강조했던 혁신을 실천에 옮기는 일에 진력 중이다. 평소 혁신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농업, 어업 혁신부터 우선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 중 하나다. 이날 어촌을 찾은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9일 통영 굴수협에서 어촌과의 간담회를 가진 김 전 부총리가 한 어민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사진=이건욱PD]

김 전 부총리는 강연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경제, 기업, 시장 뿐만이 아니라 교육, 정치, 공공부문, 정부 등 모든 부문의 혁신을 통한 사회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어업, 농업에 대한 혁신이 더디지 않나라고 국민들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업 혁신에 대해 저 역시 공부하고 싶어 굴수협에 오게됐는데 많이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는 “제가 현직도 아니고, 어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을 통한 어업, 농업 혁신에 보탬이 될 것이 있는지 공부하기 위해 왔으니 따끔한 지적과 훈수를 해달라”고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오늘 아침에 통영을 상징하는 굴, 그것이 담긴 굴국밥을 먹었다”며 “굴수협 화장실에서 보니 ‘굴 따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하얗다’는 글귀가 붙어 있더라. 영양과 모든 점에서 굴이 그만큼 좋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굴산업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여러분들에게 경의를 보낸다”고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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