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백두혈통 남매’ 역할분담 앞으로도 ‘쭉’…대남압박은 김여정-김영철 ‘주도’
“김영철 담화, 김여정 판세 주도 암시”
김여정 때리면 김정은 달래는 패턴 반복
북한의 대남전단에 반발한 대남군사행동 예고로 파국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류 결정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분담이 조명받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 서명하는 김 위원장과 옆에서 보조하는 김 제1부부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 경색과 한반도 긴장이 숨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처음부터 끝까지 판을 주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분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조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된다. 북한은 24일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힌데 이어 같은 날 오후 늦게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내세워 정경두 국방장관의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한다는 발언에 대해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5일 “김영철 담화는 김여정이 선봉에 서고 통일전선부가 현재 판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지금까지 김여정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대남압박을 주도해왔고 김영철은 보조를 맞춰왔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하면서 김영철과 김여정이 대남사업부서 사업총화회의 자리에서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남북 연락채널 완전 차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통전부는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고 구체적인 역할을 규정하기도 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일성 주석의 가계를 일컫는 ‘백두혈통’ 남매인 김 위원장과 김여정이 대남관계에 있어서 각각 달래고 때리는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를 시작으로 김 위원장의 대남군사행동 보류 결정이 나온 24일까지 3주간 남북관계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간 ‘삐라정국’을 주도했다. 남북 연락채널 차단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그의 작품이다. 김여정은 이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을 비롯해 말 폭탄을 쏟아냈다. 가파르게 치솟던 한반도 긴장 수위는 3주 간 침묵을 지키던 김 위원장이 나서서 대북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함으로써 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 3월에도 있었다. 이전까지 남북대화에 깊숙이 개입해오며 대남 평화메신저로 인식되던 김여정은 청와대를 향해 ‘저능한 사고’, ‘완벽한 바보’라는 막말을 쏟아내며 적잖은 충격을 줬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위로 친서를 보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대북소식통은 “김여정이 대남공세를 주도하면서 2인자 위상을 공고히 했는데 보류 결정으로 이를 무마한 김정은의 위상은 한층 더 격상된 셈”이라며 “앞으로도 적어도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역할분담에 의한 강온 양면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