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정호의 현장에서] 인천공항 사태, 문제는 공항의 미래다

‘뉴노멀의 시대’ 중국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경제와 산업, 그리고 개인의 일상생활까지 바꿔놓자 나온 신조어다. 촘촘한 글로벌 체인망이 무너지며 멀쩡하던 자동차공장이 부품이 없어 멈춰서고, 당연하게 여겼던 해외여행이 엄두도 못 낼 일이 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21세기의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일시적인 일일 뿐’이라고 아직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물경제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먹고사는 증시는 역으로 신고가를 돌파하고 있다. 항공기가 멈춰서고, 생존까지 위협받는 항공사가 선보이는 가을, 겨울, 그리고 내년 특가 항공표가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 특히 이번 뉴노멀 시대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다루는 의학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희망보다는 비관이 우세하다. 그 흔한 감기도 완벽한 치료제가 없는 21세기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신종 바이러스의 백신 또는 치료제를 1~2년 만에 뚝딱 만든다는 것이 확률이 매우 낮은 일이라는 말이다. 설령 기적적으로 성공한다 해도 더 독한 변종이 등장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실제 현대 의학·제약은 몇백년 전의 수술·치료·물질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미세로봇이 몸속 암을 치유하고, 또 우리 몸이 스스로 아픈 곳을 잘라내고 새 조직을 만드는 일은 다음 세대에서도 영화나 만화 속에서만 가능할 확률이 높다.

또 사회적으로도 코로나19를 기존 감기와 같이 걸리면 며칠 끙끙 앓다 시간이 지나며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공존하는 질병으로 맞을 준비도 아직 안 된 모습이다.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많은 국가가 봉쇄령에 준하는 ‘록다운’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고, 우리 역시 QR코드 같은 정부의 강한 통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의학적 발전, 또 현실과 기대가 다른 사회적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제 우리는 진짜 ‘뉴노멀 시대’를 마음속으로, 또 행동으로 준비해나가야만 한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 또 사람의 물리적 이동은 제한하되, 정보와 물류는 전 세계가 진짜로 하나가 되는 시대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터부시했던 비대면 원격의료와 진료, 여객기가 아닌 화물기가 주류가 된 새 공항과 항공사의 변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더는 필요 없는 원격·재택근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 개인은 아직 뉴노멀 시대 이전의 꿈과 희망에 머물고 있다. 더는 초대형 여객터미널의 수익을 장담하기 어려운 공항에 기존 인원보다 많은 정규직 전환 채용을 강행하다 반발을 사고 있는 소위 ‘인국공 사태’가 대표적인 현실과 미래의 인지 부조화 예다. 누가 알짜 일자리를 가져가느냐가 아닌, 공항의 달라진 미래 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민하는 정부, 정치인의 용기가 진짜 필요할 때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