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 중단 행정서명…인력난 우려 美 산업계 반발
고숙련 노동자 포함 전면적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 중단 
신규 영주권 발급 중단 조치도 연말까지 연장
행정부 관계자 “연말까지 미국인에게 50만개 일자리 창출 기대”
실리콘밸리 IT 기업·제조업계 반발 “美 경제 성장 저해하는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일자리 보호를 위해 22일(현지시간) 외국인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 관리는 이번 조치를 “미국 우선주의의 회복”이라고 설명했고, 해외 인력 수급이 가로막힌 기업들은 “미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 외국인에 대한 신규 취업 비자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은 자국 실업자를 위해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이날 미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기술직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H-1B비자와 계절별 방문 노동자에 대한 H-2비자, 대기업 근무 외국인을 위한 L-1비자, 교환교수 및 인턴 등에게 발급되는 J-1 비자가 일시적으로 동결된다. H-1B비자 소지자의 배우자에게 적용되는 H-4비자도 발급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와 연구를 위한 의료전문가와 농장 노동자, 식품서비스 종사자 등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 비자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 거주자나 유효한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도 해당사항이 없다.

이날 만료예정이었던 신규 그린카드(영주권) 발급 중단 조치도 연말까지 연장됐다. 앞서 지난 4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그린카드 발급을 6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업비자와 그린카드 발급 중단으로 연말까지 외국인 노동자 약 52만5000명의 자국 내 취업을 제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백악관 고위관리는 이번 조치를 “미국 우선주의의 회복”이라고 표현하며 “약 50만개의 일자리가 실직한 미국인에게 재분배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몇 주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자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미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존 코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 9명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자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기업들에 대한 고려가 없다”며 취업비자 제한 방침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숙련 기술인력 의존도가 높은 실리콘밸리 등의 정보기술(IT) 업계는 벌써부터 심각한 인력난을 예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은 미국인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수행하지 않을 업무를 위해서 해외로부터 인력을 수급하는 능력이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역량이 제한될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도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노동자 유입 제한 조치가 실업률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산업계의 반발에 힘을 실었다. 미국정책재단의 스튜어드앤더슨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취업비자 보유자가 많아지면 실업률이 증가하거나, 이를 제한함으로써 실업률 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경제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WSJ은 이번 취업 비자 중단 조치가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이민 강경론자들의 지속적인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그들(이민 강경론자)은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먼저 얻을 수 있도록 미국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 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