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자금조달계획서 보니 서울 주택구매 절반이 ‘갭투자’
2018년 총 12만4684건 중 51%가 보증금 안고 매수
강남선 송파구(63.3%), 강북선 성동구(67.8%) 가장 높아

[헤럴드경제=문호진 기자]실수요가 많을까, 투자수요가 많을까. 이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자가점유율의 변화다. 자가점유율(Home Ownership Rate)이란 자기 소유의 주택에 자기가 사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살지는 않지만 자기 주택을 소유한 비율을 자가보유율이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자가점유율은 42.7%에 불과하다. 부산(62.2% )대구(59.8%) 인천(60.2%), 광주(63.1%), 대전(53.8%)에 비해 턱없이 낮다. 즉 서울은 10가구 중 4가구만 자기 집에서 살고 6가구는 임대차로 산다고 보면 대략 맞다. 서울의 낮은 자가점유율은 무주택 가구가 집을 산다기 보다 유주택가구가 집을 더 많이 사는 형태가 반복돼 나타난 결과다.

서울은 내집에 사는 자가점유율 비율이 42.7%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유주택자가 갭투자 등으로 집을 더 사는 행태가 누적된 결과다. 사진은 잠실 아파트 전경.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부동산 전문가들은 흔히 서울 수요 중 반은 실수요, 반은 투자수요라고 얘기한다. 이같은 추론을 가능케한 바탕은 주택거래 자금조달계획서의 맨 왼쪽에 표시된 보증금 승계 여부다. 정부는 2017년 9월 이후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집을 살 때 이 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현재 매매가가 10억원이고 전세가가 6억원으로 임차인이 있는 아파트를 매수할 때 이 갭(10억원-6억원=4억원)만큼만 매수자가 자본 조달을 하고, 전세 6억원을 그대로 승계하면 갭투자 매수다. 갭투자는 직접 살지 않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수가 대부분이어서 그 자체를 투자수요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2018년 서울시 자금조달계획서 자료(2017년 10월~2018년 9월)에 따르면 연간 총 12만4684건 가운데 51%가 갭투자 매수이고, 나머지 49%가 보증금을 미승계한 건이었다. 이 수치로 투자수요와 실수요 비중이 반반임을 어림잡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1~3월과 7~9월은 투자수요 비중(64.4~75.6%)로 고공행진했는데 이 기간은 주택 가격 상승률도 다른 때보다 높았다.

구별로 살펴보면 보증금 승계, 즉 갭투자는 송파구가 63.3%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 58.9%, 강남구 54.6%로 강남 3구가 모두 서울의 전체평균 51%를 상회했다. 강북은 마포구(56.9%)와 성동구(67.8%), 양천구(58.7%)등 선호도 높은 지역에 투자수요가 많았다. 반면 영등포(34.1%)와 금천구(27.8%)는 최저 수준의 투자수요를 나타냈다.

m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