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산 맞나요?”…배달앱 원산지 표기 ‘엉망’
요기요 등 원산지 정보누락 업체 ‘수두룩’
일부 정보는 있어도 표기 허술한 경우도
코로나 사태 후 업체 급증에 단속 난항
배달앱 법적 의무 없어…관리 강화 절실
배달 음식점 상당수가 원산지 정보 표기를 누락하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앞에서 공무원들이 배달시킨 도시락을 찾고 있는 모습. [연합]

배달 앱 등에서 비(非)대면 방식으로 음식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배달 음식점 상당수가 원산지 정보 표기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들이 원산지 표기를 입점 업주들에게 맡기면서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가 크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앱에 신규 진입한 업체들이 크게 늘면서 단속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8일 배달앱 요기요에서 서울 용산구, 마포구, 동작구, 관악구 일대 음식점을 검색한 결과, 원산지 표기가 빠진 업체가 10곳 가량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업체 ‘정보’ 카테고리에서 사장님 알림, 업체 정보, 결제 정보, 사업자 정보 등과 함께 원산지 정보도 등록하게 돼있으나, 업주가 직접 등록하도록 하다보니 누락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요기요 측 설명이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불고기 전문점은 주력 메뉴가 불고기임에도 돼지고기 원산지 정보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봉천동의 배달 고깃집도 삼겹살 등의 원산지 정보가 빠져 있었다. 가격대로 미뤄 수입산이구나 짐작할 뿐이었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아구찜 전문점은 리뷰 이벤트 내용은 상세히 안내하면서도 원산지 정보 표기는 누락한 모습이었다.

배달의민족 앱에선 원산지 표기가 아예 누락된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일부 허술한 표기는 눈에 띄었다. 동작구 상도동의 한 낙지전문점은 원산지가 ‘낙지-국내산, 수입산’으로만 적혀있어 어떤 메뉴에 국내산을 쓰고 어떤 메뉴에 수입산을 쓰는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노량진동의 한 콩나물국밥 전문점은 주 식재료인 쌀, 콩나물, 오징어 등은 원산지를 표기했지만, 스테이크 등 비주력 메뉴의 식재료 정보는 따로 표기하지 않았다.

배달 앱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입점 업체들의 원산지 표기 미비와 관련해 법적 의무는 없다. 실 판매자인 음식점 업주가 고지 의무를 위반했을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에서 배달 앱 역시 관리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요기요 관계자는 “원산지가 빈번하게 변경되는 부분이다보니 사장님들이 직접 등록할 수 있게 해드리는 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간혹 미등록 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속 모니터링해 정보가 누락되지 않도록 더 신경써서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자가 제보한 원산지 표기 누락 업체들에 대해선 즉시 정보를 등록하도록 재안내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단속에 난항이 있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음식 통신판매와 관련해 원산지 표기 단속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코로나 이후 온라인 판매와 배달에 나선 업체들이 급증하면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재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주무관은 “원산지 표기 위반과 관련해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배달업체가 급증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위반 건도 많아지고 있다”며 “우선 신고가 들어오는 부분에 대해 단속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모니터링도 하면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때문에 2월로 예정됐던 교육이 미뤄지곤 있으나, 중개업체인 배달앱도 불러서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농산물품질관리원은 3월 3일부터 4월 29일까지 138개 단속반을 투입해 인터넷 등 통신판매를 통해 판매되는 농축산물과 가공품, 배달음식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적발건수는 지난해 15건에서 올해 105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미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