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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시위로 돌아서는데… 경비 강화로 ‘요새’ 만드는 백악관
인종차별 항의시위, 폭력 사태 줄고 차분한 추모 분위기로 변화
백악관, 1일부터 라파예트 공원 시작으로 높은 철제 펜스 설치
워싱턴 시장 “주민들이 펜스로 둘러쌓이는 것은 슬픈 일”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라파예트 공원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철창 넘어 보이는 백악관을 향해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4일(현지시간) 열흘 째를 맞이한 가운데,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얼룩졌던 시위가 점차 평화적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밤이면 반복됐던 폭력 사태가 진정되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도 줄어들면서 항의 시위가 차분하게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정작 백악관은 주변을 철제 펜스로 에워싸며 보안 유지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과 백악관 옆 17번가를 따라 펜실베니아 애비뉴에서 컨스티튜션 애비뉴까지 높은 철제 펜스(철창)가 설치, 시민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 철제 펜스는 지난 1일 저녁 늦게 라파예트 공원에서부터 설치되기 시작했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 든 사진’을 찍기 위해 세인트 존스 교회로 도보 이동하는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동원해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시위 중인 시위대를 강제해산 시킨 날이기도 하다.

CNN은 “백악관이 대중으로부터 계속해서 ‘요새화’ 하고 있”고 전했다.

비밀경호국은 10일까지 펜스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조치는 백악관 주변에 필요한 보안을 유지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위가 평화적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백악관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데는 주말로 접어들면서 시위가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부터 일주일 간 전국적으로 플로이드를 기리는 추모식이 예고돼 있어 이 과정에 다시 소요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시민과 ‘벽’을 쌓고 있는 백악관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무리엘 보우서 워싱턴 시장은 “펜스 설치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가 있다”면서 “주민이 펜스로 둘러쌓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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