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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플렉스] “오늘 산 샤넬 가방 팝니다”…돈벌이 된 명품 리셀
명품 구매자 44.5% 중고 거래 경험
스니커테크 이어 샤테크·롤테크 유행
시장규모 28조원…올해 48조원까지 확대
3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샤넬 가방. [네이버 카페 캡처]

[헤럴드경제=김빛나·박재석 기자] 지난 3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당일에 구매한 ‘샤넬 미니플립백(뉴미니)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가격은 495만원. 지난 5월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 424만원에 판매되던 제품이다. 현재가인 490만원보다도 비싸다. 이렇게 비싸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오픈런(매장 문 열리는 시간에 맞춰 방문)을 해도 구할까 말까 한 ‘귀하디귀한 샤넬’이기 때문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명품 특성 때문에 소비자는 리셀(resell·되팔기)시장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샤넬 제품은 중고거래 카페에 하루에도 수십여개씩 글이 올라온다. 특히 최근 제품인 28, 29번대 상품은 인기가 좋은 편이다. 이날 오후 1시에 올라온 ‘샤넬 캐비어 클래식’ 29번대 상품은 860만원인데도 3시간 만에 판매 완료됐다.

판매자는 재테크의 일환으로 리셀시장에 참여한다. 일반 중고거래와 달리 리셀은 값비싼 명품이나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거래 형태다 보니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에게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윤(25·가명) 씨는 “처음 샀을 때 리셀을 염두에 두고 신발에 본드(슈구)를 발라 굽이 닳지 않도록 만들었다”며 “1년 정도 착용한 구찌 신발을 거의 손해 없이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리셀 대상이 명품에서 한정판 스니커즈까지 확대됐고, 최근에는 스타벅스 ‘레디백’ 같은 한정판 굿즈까지 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리셀시장에 뛰어드는 MZ세대들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발표한 20대 명품 소비자료에 따르면, 전체 명품 구매자 중 44.5%가 중고거래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 절반가량이 거래 경험이 있는 셈이다. 거래 채널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51.6%로 가장 많았고, 중고거래 플랫폼 31.0%, 중고명품 매장 29.3%로 뒤를 이었다.

리셀시장 역시 해마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는 지난해 글로벌 중고명품시장을 해마다 15% 성장하는 유망 시장으로 분석했다. 미국 온라인 중고의류 판매업체 스레드업(thredUP)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리셀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28조원으로, 올해는 4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아파트 투자로 재미를 봤듯 젊은 세대는 자신들에게 친숙한 명품을 리셀해 재미를 보는 것”이라며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 규모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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